메뉴

당나라 두 천재 시인이 함께(?) 쓴 시 '영은사'

 

楼观沧海日 门对浙江潮

lóu guān cāng hǎi rì  mén duì zhè jiāng cháo 

 

누각 저 멀리

푸른 바다 해 보이고

문 너머

저장의 파도소리 들리네.

 

 

당나라 시인 송지문(宋之問, 656~710)의 시 '영은사(灵隐寺)'의 한 구절이다.

번역을 하면 맛이 떨어진다 싶을 정도로 한자의 쓰임이 절묘하다. 눈에 보이는 해의 경치와 들리는 파도 소리를 절묘하게 대비시켰다. 그런데 보는 것도 관(觀)이며 그 대비가 들리는 문(聞)이나 아니라 대응해 오는 대(對)이다. 소리를 마치 보는 듯 표현해 의미적 대비를 살리면서 성조의 대비로 운율도 살렸다. 읽으면 읽을수록 맛나는 구절이다.

 

이 시에는 재미있는 일화가 있다. 당대 두 천재 시인이 동시에 등장한다. 송지문과 낙빈왕(骆宾王, 626~687)이 두 주인공이다.

영은사는 한 고승이 저장성 항저우 북서쪽에 있는 한 산을 두고 "아 언제 천축의 산이 이리 날아왔던가? 부처의 영이 숨겨진 곳이로구나"라고 평가해 이를 기념해 지어진 절이다. 한마디로 경치가 매우 빼어나다는 의미다.

 

어느날 송지문이 영은사에 머물며 시를 지었는데 첫 구절이 "높은 봉우리 수풀 우거지고, 문 닫힌 용궁은 적막하기만 하네(鹫岭郁岧峣, 龙宫锁寂寥, jiù lǐng yù tiáo yáo , lóng gōng suǒ jì liáo)"였다.

여기서 용궁은 용왕이 부처의 설법을 들었다는 곳으로 영은사를 의미한다. 송지문은 이 구절을 지어 놓고 반나절 넘도록 고심을 했지만 그 다음 구절을 이어가지 못했다고 한다.

그렇게 고심하며 절의 회랑을 왔다갔다 하다 보니 어느새 밤이 깊었다. 이 때 홀연 송지문의 뒤편에서 노승의 목소리가 들렸다. "楼观沧海日 门对浙江潮" 송지문이 손뼉을 치며 고개를 숙여 고마워했다. 그리고 시 '영은사'의 전체를 다 써내려갔다.

 

다음날 아침 늦게 일어난 송지문은 자신에게 시 구절을 알려준 고승을 찾았지만 찾을 수 없었다. 이미 절을 떠난 뒤였다. 뒤늦게 고승의 신분을 확인하니 그가 바로 낙빈왕이었다. 결국 시 '영은사'는 낙빈왕의 도움으로 완성된 셈이다.

대다수 역사가들은 이 고사를 사실로 보기 어렵다는 견해다. 고의적으로 송지문을 폄하하기 위해 만들어졌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송지문 역시 어려서부터 시 천재로 소문났던 인물이다. 단지 그는 당나라 역사에 기록될 정도로 아첨하길 좋아했고 품행이 나빴다. 그의 시는 아름답고, 규칙을 잘 지키기로 유명하지만 대체로 황제나 권력자의 요청에 의해 지어진 경우가 많다. 그래서 그는 시 구절까지 남의 것을 훔치려 했다는 의심을 받은 것이다. 사실 송지문이 시구를 훔치려 했다는 고사는 이뿐만 아니다. 어쨌든 당나라 초기 두 천재 시인이 머리를 맞대 지었다는 이 고사는 '영은사'가 얼마나 좋은 시인지 보여주는 방증인 셈이다.

 

 

 


사회

더보기
석탄도시에서 친환경 관광도시로, 산시 다퉁의 성공적 변화에 글로벌 이목 쏠려
탄광 도시의 생존은 한국을 비롯한 각국의 주요 현안 가운데 하나다. 석탄이 주 연료이던 시절 번화했지만, 에너지원의 변화와 함께 석탄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있고, 그 석탄 생산에 의존해 만들어졌던 몇몇 도시들이 생존 위기에 처한 것이다. 한국은 도박산업을 주면서 관광도시로 변모시켰다. 중국에서는 이런 정책 지원 없이 친환경 도시로 변화로 관광 도시로 변화에 성공한 곳이 있어 주목된다. 주인공은 산시성(山西省) 다퉁(大同)이다. 중국 산시성 다퉁이 과거 ‘석탄 도시’의 이미지를 벗고 친환경 관광지로 변모하고 있다. 한때 전국 최악의 대기질 도시 중 하나로 꼽혔지만 최근에는 ‘다퉁 블루(大同藍)’라는 별칭과 함께 주요 관광 도시로 선정됐다. 다퉁은 오랫동안 석탄 산업에 의존해 왔지만 환경 오염 문제로 큰 타격을 입었다. 2000년대 초반에는 전국 대기질 순위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이후 당국은 불법 탄광을 정리하고 대형 탄광에는 자동화 설비를 도입해 분진 배출을 크게 줄였다. 일부 광산은 ‘석탄이 보이지 않는 밀폐형 관리’를 도입해 관리 수준을 높였다. 환경 기준 강화도 변화를 이끌었다. 2013년 대기오염 방지 정책 시행 이후 석탄 화력발전소에 ‘탈황·탈질

문화

더보기
중국 스스로 꼽은 3대 관광지, '만세산 무협성, 중산릉 풍경구, 시안 박물관'
“만석산 무협성, 중산릉 풍경구, 시안 박물관” 중국인들이 가장 많이 찾은 중국 관광지 ‘빅3’다. 베이징과 상하이 등도 중국 10대 인기 관광지에 포함됐다. 중궈신원왕 등에 따르면 메이투안 여행은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2025 여름휴가 핫스폿 및 트렌드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여름철 국내 인기 관광지는 베이징, 상하이, 시안, 난징, 청두, 광저우, 정저우, 충칭, 뤄양, 항저우 등이었다. 인기 관광지 TOP3는 만석산 무협성, 중산릉 풍경구, 시안 박물관이 차지했다. 보고서는 서북, 동북, 서남 지역의 여러 성(省)에서 관광 열기가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지린, 헤이룽장, 랴오닝, 신장 등은 ‘피서 여행 고속 성장 지역’으로 떠올랐다. 목적지 분포로 보면, 1·2선 도시가 여전히 선도했고, 베이징·상하이·시안이 인기 목적지 1~3위를 차지했다. 이들 도시는 중국인들의 인기 관광 목적지로 부동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 동시에 하위 도시 시장의 열기도 가파르게 상승했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00년대 이후 세대의 젊은 관광객들이 소규모·특색 있는 관광지로 깊이 들어가 새로운 여행 방식을 발굴했다. 메이투안 여행이 발표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