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들에 핀 꽃도 본심이 있는 법인데

장구령 감우

 

“들에 핀 이름 없는 꽃이라고

어찌 자존심마저 없으랴.”

 

홀로 들녘에 핀 꽃에게

이 보다

더 강한

말이 어디 있을까?

 

세상에 어떤 힘도

강한 바람도

잡초를 누이기는 해도

잡초를 꺾을수는 없다.

 

바로 잡초의 의지,

들녘에 핀 이름 모를

잡초의 마음 한 구석

녹지 않는

얼음 한 조각이 있기

때문이다.

 

“혼자면 혼자지

어찌

미인의 손길을

기다릴 것인가.”

 

“草木有本心,何求美人折!”(초목유본심, 하구미인절!)

 

당의 시인 장구령의 감우 4수 중 제 2수다.

 

자연 속에 만물을

아름답게

풍성하게

만드는 참 진리를

따르는 선비가

무엇이 아쉬워

세간의 인정을

황제의 선택을

기다릴 것인가.

 

바로 당의 선비, 장구령의 일갈이다.

사실 시가 그린 풍경이

너무도 예쁘고

아름다워

일갈이라 하기 힘들다.

 

시는 봄과 가을을 대표하는

이름 난 풀

나무에서 시작한다.

 

봄 바람

하늘거리는

난초잎새

풍성하고,

 

“兰叶春葳蕤”(난엽춘위유)

 

가을 날

달 밝은 밤엔

계수나무

무성하니,

 

“桂华秋皎洁”(규화추교결)

 

이 충일의

생명들

 

온 세상 가득히

계절 계절

아름답고

아름답구나

 

“欣欣此生意,自尔为佳节”(흔흔차생의, 자이위가절)

 

“이 숲엔

누가 살까?”

 

봄 숲에

가을

풀에

묻는다.

 

“谁知林栖者”(수지임서자)

 

숲과 풀이

서로

마주보고

웃는다.

 

“闻风坐相悦”(문풍좌상열)

 

또 다시

묻는다.

 

“무엇이 너희를

이렇게도

충일하게

만들었을까?”

 

“무엇이 너희를

이렇게도

아름답게

만들었을까?”

 

풀과 숲이 답한다.

 

“우리는 원래 그래요.

칭찬을 들으려 한게 아니에요.”

 

절벽 위

홀로 선

고송처럼

 

들녘에

홀로 핀

유향의

난초처럼

 

외로워도

좋다.

어떤 적막도

두렵지

않다.

 

내 마음 녹지 않는

이 얼음 한 조각이 있으니.

 

 


사회

더보기

문화

더보기
홍콩에서 연애 게임 캐릭터와 실제 현실에서 만나는 '이차원 연애' 유행
남자 친구 만들기 게임이 현실 속에 실행된다면? 게임 캐릭터같은 남자친구랑 하루의 완벽한 데이트를 즐길 수 있다면 당신은 얼마를 지불 할 수 있나요? 좀 이상하게 들리는 질문이다. 돈을 주고 남자 친구를 만들고, 아무리 잘해준다고 해도 연애의 만족감을 느낄 수 있을까? 하지만 요즘 세대는 다르다. 홍콩에서 완벽한 남자 역을 사는 일일 데이트 ‘이차원 연애’가 유행하고 있다. 이차원이라 하는 것은 현실 3차원 속의 연애가 아니라, 2차원 게임 속의 연애를 현실로 이어간다는 의미를 포함한 것이다. 그런데 이 이차원 연애의 남자 친구들은 겉모습만 남자이지 실은 여성이 남자처럼 꾸미고 대행 역할을 해주는 게 특징이다. 그래서 홍콩에서 이 ‘이차원 연애’를 ‘cos-위탁’이라고 부른다고 BBC중국어 방송은 전했다. 코스프레의 코스와 역할을 맡기다는 위탁이 합쳐진 용어로 풀이된다. 실제 남성보다 어린 여성들이 접근하기에 여성이 더 안전해 남자 친구역을 여성이 맡게 됐다고 한다. 헌출한 키에 남성처럼 꾸미고, 데이트를 신청한 여성을 위해 하루 봉사를 한다. 대략 비용은 하루 500위안, 한화로 9만5000원 가량이다. 하루 데이트 경비는 신청한 여성이 같이 부담한다. 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