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있어,
돈 귀한 줄 모를까?
누가 있어,
금 좋은 걸 모를까?
귀한 건
세상이 먼저 안다.
그래서
쌓아놓은 금덩이는
도적을 부르고
쌓아놓은 곡식에는
쥐만 들끓는다.
그런데 우리는
정말 귀한 게 뭔지,
알기는 하는 걸까?
그저 주변에
구하기 힘든 것
주변에
없는 그런 것들을
‘귀하다’
하는 건 아닐까?
심지어
주변에 없다고 착각하는 것들,
남부럽게 한다 착각하는 것을,
‘귀하다’ 착각하는 건 아닐까?
이리 생각해보자.
하늘에서 이상한 권리증을 하나 받았다.
이 권리증을 제시만 하면,
내가 그냥
자동차 공장에 가서
차를 가져올 수 있고,
내가 그냥
어느 식당이든
들어가서
내가 원하는 걸
마음껏 먹을 수 있다.
그런데도 돈이 귀하고,
금이 귀한 게 될까?
내가 은행에 가서
달라고 하면
은행원이 그 자리에서
그냥 인쇄를 해
돈을 주고,
내가 마트에 가서
달라고 하면
점원이 그 자리에서
그냥 뭐든 담아서
배달해 준다면,
내가 금은방에 가서
달라고 하면
주인이 금이든, 다이몬드든
그냥 준다면,
돈이 귀하고, 금이 귀한 걸까?
실은 귀한 건
자동차요, 곡물이다.
정말 귀한 것은
인간의 제도 속에,
인간의 계약으로
인간의 약속으로
만들어진 게 아니다.
나를 배부르게 하고,
내가 운전할 수 있고,
내가 그 것을
쓸 수 있는 것들이다.
없어도 돼,
평생을 보지 않고
살아도 되는 것은
설사 그 것이
아무리 구하기
어렵다 해도
정말 귀한 게 아닌 것이다.
그래서
옛 사람이 가르치길,
“虛其心, 實其腹 弱其志 强其骨”(허기심, 실기복 약기지 강기골”
“마음을 비우고
배를 채우며,
집착을 버리고
몸을 튼튼히 하라”한 것이다.
정말 귀한 건
너를 배부르게 하고,
정말 귀한 건
너를 건강하게 하며
정말 귀한 건
너를 자족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