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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채가 바람을 아끼던가?

 

어느 부채가

바람을 아끼던가?

 

부채가 움직이면,

바람이 이는 것을

 

어찌 부채가

바람을 아낄까?

 

부채만 있으면,

바람은

끝이 없거늘.

 

하지만

우린 모두가 안다.

 

부채가 귀한 건

바람 때문인 것을.

 

끝없이

일어난

바람인 것을.

 

사람은 바람만

귀히 여기지만,

 

결국 귀한 건

바람이 아니라

부채다.

 

끝없이 바람을

우리에게 불어

주는 그런 부채

 

노자의 도는

부채다.

끝없이 생명을

불어 일으키는

그런 부채다.

 

허이부굴, 동이유출(虚而不屈,动而愈出: 비었으나 끝이 없고, 움직일수록 더 많은 게 나온다.)

 

바람보다 귀한 게

바로 부채이듯

생명보다 귀한 게

바로 도다.

 

그 것이 귀한 것이다.

 

말 하면

뭘 하나,

 

귀한 걸 귀하다

알면

그 뿐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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