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2025년 글로벌 경제의 ‘오징어게임’은 기업 생존의 경쟁이다. 누구든 시장을 장악하는 자는 살아남고, 그렇지 못한 자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것이다.
유럽의 노스볼트가 대표적인 사례다.
한국 삼성의 위기 역시 이 같은 2025년 글로벌 경제에 몰아 닥치고 있는 ‘오징어 게임’과 무관하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게임의 룰은 간단하다. 시장을 장악하는 것이다. 하지만 싸움의 양상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싸움은 기업들 간의 공급망의 확보가 관건이다.
시장을 장악하는 것이 좋은 제품을 싸게 공급하는 것인데, 이를 위해서 그동안 글로벌 기업들은 자체적인 글로벌 공급망을 구축하고 있는 데 이 공급망이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2025년 글로벌 기업 ‘오징어 게임’의 최대 위험요소는 글로벌 공급망의 변화다. 글로벌 공급망은 우선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전 2.0’의 미국이나 중국의 최대 공격 목표가 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미 2024년 바이든 행정부의 주도 반도체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 시동된 상황이다. 트럼프의 관세전까지 겹치면서 글로벌 공급망에서 중국을 배제하는 미국의 공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문제는 중국 역시 가만히 당하고만 있지 않다는 점이다. 중국의 반격 역시 이 글로벌 공급망에 집중되고 있다.
대표적인 게 최근 중국 당국이 취한 미 국방기업들에 대한 원자재 광물의 수출 금지 조치다.
중국은 미국 방산업체 인사들에 대해 제재를 가하는 한편, 유럽과 미국에 드론 부품 수출을 중단시켰다.
미국에 대해서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탄약의 원재료인 광산물의 수출도 중단했다. 미국 의회가 나서 안보차원에서 방산 산업 공급망 재편이 절실하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상황이 됐다.
미중 간의 이 같은 갈등은 당장 유럽은 물론 한국까지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 영향의 크기는 노스볼트의 파산이 잘 보여준다.
독일은 노스볼트 파산으로 정치적 변동마저 예고되는 상황이다. 2025년 연방선거에서 녹색당의 총리 후보이기도 한 하벡에 대해 노스볼트 투자 실패에 대한 책임 논쟁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하벡의 정적들은 그가 자금 조달 계약에 서명하기 전에 회사의 재정 상황을 적절하게 검토하지 않아 연방 예산에 큰 손실을 입게 했다고 비난하고 있다.
노스볼트의 붕괴는 내년 연방선거에서 녹색당의 총리 후보이기도 한 하벡에 대한 책임 논쟁으로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CDU 예산 전문가인 Andreas Mattfeldt는 Harbeck이 자금 조달 계약에 서명하기 전에 회사의 재정 상황을 적절하게 검토하지 않아 연방 예산에 수백만 달러가 들었다고 비난했습니다. 바이에른 주지사이자 기독교사회연합(CSU) 의장인 마르쿠스 쇠데르(Markus Söder)는 더욱 맹렬했다: "죄송합니다. 이것은 완전히 무능합니다. 하베크는 경제 정책을 전혀 이해하지 못합니다. 왜 녹색당, 하베크는 왜 아직도 할 수 있습니까?" 당신은 정부에 남아 있습니까?“
그러나 하벡은 여당 연합에서 여전히 지지를 받고 있다. 숄츠 연방 총리는 지난 주 연방의회에서 열린 정부 조사에서 전기 자동차용 전략 부품은 유럽에서 생산되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따라서 연방정부가 배터리 공장 건설에 자금을 지원하는 것이 옳습니다. Scholz는 "우리는 계속해서 이 일을 할 것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러한 정책 추진을 중단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유럽만의 배터리 공장을 확보하려는 독일과 유럽의 꿈은 아직 무산된 것은 아니다. 노스볼트 역시 파산이후 새로운 투자자를 찾고 있고, 독일에 건축중인 공장도 완성하길 원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독일이 지속적인 투자를 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지만, 가능성이 없지도 않다.
중요한 것은 이 같은 글로벌 기업들의 생존게임은 이미 시작됐다는 점이다. 전기차 생태계 변동은 중국 전기차 브랜드들의 글로벌 공략이 가속화하면서 더욱 변화의 속도를 내고 있다.
반도체 공급망은 이미 올해 미국의 주도로 중국에 대한 가혹한 공세가 이어졌다. 연말 이어진 중국의 반격은 2025년 더욱 가열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중국이 적극적인 반격에 나선 것은 궁지에 몰린 탓이다. 실제 중국 경제는 이대로 미국의 규제만 당하고 있을 수 없는 지경이 되고 있다. 서구 매체들은 이미 중국 경제가 악화해 월급을 제 때 지급하지 못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중국의 경제 상황은 국가차원에서 그나마 안정적 발전 양상을 보이고 있지만, 대졸 실업률 급증으로 중국 청년들은 ‘의식주 생활에 영향을 받을’ 정도로 악화된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미중 무역전 2.0의 시작은 중국 경제에 적지 않은 압박이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이코노미스트지는 미국의 공세는 중국이 ASEAN에서 구축한 벨류체인을 뒤흔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사실 중국은 지정학적 요인으로 인해 유럽과 미국 시장보다 ASEAN 시장에 더 많이 의존하고 있다.
미국과 무역전쟁이 발발하면 이 ASEAN 시장에서 중국의 위치가 흔들릴 것이라는 게 이코노미스트의 분석이다. "미국이 중국의 핵심 기술 중 다수에 수출 제한을 가한다면 ASEAN 국가들은 바보가 아니다. 예를 들어 필리핀은 미국의 제재를 피하기 위해 미국이 제재하는 많은 정치적 영역을 고려할 것"이라고 이코노미스트는 분석했다.
필리핀은 현재 중국과 남중국해 문제로 정치적 갈등마저 빚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과 중국의 이 같은 글로벌 공급망 재편 움직임은 세계 경제 두 축을 상대해온 많은 나라들에게 위협이 되고 있다.
결국 한동안 글로벌 경제의 혹독한 겨울이 찾아올 것이고, 이 같은 악천후 속에서 누가 살아 남느냐 하는 게 미래 글로벌 경제의 주도권을 누가 잡을 것이냐는 문제의 답이 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