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으면 없는 것인가.
보이지 않으면
없는 것인가?
들리지 않으면
없는 것인가?
잡히지 않으면
없는 것인가?
우린 살면서 안다.
내가 보지 못해도
존재하는 게 있고
내가 듣지 못해도
존재하는 게 있으며
내가 잡지 못해도
존재하는 게 있다는 걸.
그걸 인정하는 순간
스스로 작음을 깨닫는다.
‘나의 세상’은
비록
내가 중심이지만
내가 없으면
‘나의 세상’도
존재할 수 없지만
그 세상은 내 뜻으로
존재하지도 움직이지도
않는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게 된다.
‘나의 세상’을
움직이는 그 무엇인가는
‘나의 세상 밖의 세상’도
존재하며, 움직인다는 걸
스스로 인정하게 된다.
삶은 그렇게
그 무엇인가를 보지도
듣지도 만지지도
못하며, 삶은 그렇게
그 무엇인가를 따른다는 것을.
우리 삶은 규율하는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으며
만질 수 없는
그 존재야말로
우리 모두가 아는 참된 ‘진리’다.
보이지 않아
묘사할 수 없고
들리지 않아
말할 수 없으며
잡히지 않아
데려올 수 없는
하지만
우리가 스스로 인정하는 ‘참’이다.
그래서
“执古之道,以御今之有,能知古始,是谓道纪。”
(집고지도, 이어금지유, 능지고시, 시위도기.)
“옛 도로 현존을 제어하며,
능히 옛 시작을 아는 것을
도기라 한다.” 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