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이 마지막으로 민간기업에 관한 심포지엄을 개최한 것은 2018년 11월 1일이었다. 당시 중국의 대외정세는 트럼프 1임기 중 중미 무역전쟁이 가열된 시점이었다. 중국에서 '민간기업이 시장을 떠난다'는 내부 소문이 흉흉하게 나돌았다.
그러나 시진핑 주석이 직접 나섰다. 민간기업 심포지엄을 열고, 중국 당국의 입장을 명확히 전했다. 중국 기업 불안도 많은 부분이 해소됐었다.
다시 6년이 지났다. 중국은 또 다시 트럼프 2기 행정부를 맞이해야 한다. 1기 때보다 더 심한 무역 갈등이 예고되고 있다. 같은 위기가 되풀이 된다면 자연히 대응도 되풀이 돼야 하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이번 민간기업 심포지엄은 어찌보면 중국 당국의 자연스러운 행동일 수 있는 것이다.
중국은 대외적으로는 7년 만에 또 한 차례의 트럼프 무역전쟁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대내적으로는 팬데믹 이후 약화된 경제와 강력한 규제에 직면하게 될 것으로 예견되고 있다.
두 차례의 민간기업 심포지엄 사이에 6년이 넘는 기간 과연 중국의 민간 기업들은 무엇이, 어떻게 달라졌을까? 다른 어떤 것보다 시 주석 심포지엄의 성패에 관련되는 문제다.
일단 이 기간 중국 당국은 기업의 고삐 바짝 움켜잡았던 시기다. 강력한 시장 감독을 했고, 기업가들의 자신감과 민간투자 데이터는 날개없는 추락을 거듭했다.
사실 중국 당국의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한 사인은 지난 2018년 9월 나왔다. 1차 심포지엄이 있기 두달여 남짓한 시점이었다. '고위 금융인'이자 '셀프 미디어'의 저자인 우샤오핑은 미디어에 “중국의 민간경제가 공공경제의 발전을 지원하는 임무를 완수했으니 서서히 시장을 떠나야 한다”는 글을 발표했다. 이 발언이 나오자, 중국의 민간 기업들이 난리가 났다.
민간 기업에 대한 중국 당국의 입장을 보여주는 실례도 나왔다. 2018년 한때 2조 위안의 자산을 가지고 있던 안방그룹은 국유 자산에 인수되었다. 거의 1조 위안에 달하는 부채를 안고 있는 HNA도 비슷한 상황에 처해 있다.
국제 시장에서는 중국과 미국 사이에 전례 없는 무역 전쟁이 발발했고 주강 삼각주의 대외 무역 공장은 급격한 압박을 받았다. 중국 민간 기업들 사이에 공포가 유령처럼 떠돌기 시작했다. ‘이제 중국에서는 더 이상 민간 기업을 운영할 수 없다!’ 민간 기업가들은 서둘러 자산을 정리해 해외로 이동시키려는 움직임마저 보였다.
여기에 중국 당국이 민간 기업을 홀대할 수밖에 없다는 수치 데이터들마저 쏟아졌다. 노무라 자본시장연구소의 선임연구원 관즈슝에 따르면 2015년 22%에 머물렀던 중국 국영기업의 이익 비중은 2018년이 되자, 28%로 늘었다. 이 해에는 산업 부가가치 성장과 이윤 점유율 측면에서 국영기업이 민간기업을 추월한 것이다.
'민영 기업의 탈 중국 여론'이 팽배해지자, 한 달쯤 지나 시진핑 주석은 '사기업심포지엄'을 연 것이다. 시장의 공포와 공황에 직접 대응할 필요가 있었다.
심포지엄에서 시 주석은 직접 중국 사회주의 경제 체제에서 민간 기업들의 역할에 대해 다시 한번 공식적인 당의 입장을 천명한다. 그 것은 중국 공산당이 개혁개방이래 지금까지 일관되게 견지했던 입장이다.
“누군가 이른바 ‘민영기업 퇴출론’을 퍼뜨리고 있다. 민간 경제가 이제 중국을 부유하게 하는 사명을 다했으니, 역사의 무대에서 퇴출돼야 한다는 것이다. 또 누군가는 민간-국유 기업이 하나로 합쳐지는 ‘신 공-사 파트너십론’을 언급하고 있다. 누군가는 민간 기업 내부에서 당 조직이나 노조활동이 강화될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모든 발언들은 완전히 잘못된 것이며 당의 주요 정책에 부합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