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간판에서 빨강, 파랑, 검정색 금지’
중국 허베이성 산허시의 『산허시 도시계획건설관리 가이드라인』이 중국 사회 논란이 되고 있다. 이 가이드 라인은 “국제 및 국내 프랜차이즈 브랜드를 제외하고는 빨강, 파랑 바탕색이나 글씨 사용을 허용하지 않는다”고 명시하고 있다.
실제 중국 매체에 따르면 이 지역 일부 상점의 간판이 빨간색에서 초록색으로 바뀌었고, 일부 간판은 아예 철거됐다고 전했다. 한 상인은 “장사가 눈에 띄게 영향을 받았다”고 하소연했다.
중국 인민일보은 이에 “멀쩡히 걸려 있던 간판이 대체 누구에게 피해를 줬다는 말인가? 억지로 색상을 바꾸라고 하는 조치는 어떤 논리로 설명할 수 있을까?”라고 반문하고 있다.
신문에 따르면 실제 이 같은 간판 색상 변경을 강요한 것은 상인의 영업에 지장을 줄 뿐만 아니라, 불필요한 지출을 떠안도록 했다. 신문에서 한 상인은 “새 간판 제작에 거의 2,000위안(약 38만 8,820 원)이 들었는데, 이는 반달치 임대료에 해당한다”고 밝혔으며, 이 비용을 누가 책임질 것이냐는 의문도 제기됐다.
간판은 오랜 기간 사용되며 고객의 기억에 남는 상징이 되었고, 고객 유치에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간판이 법규를 위반하지 않고 사회 통념에 반하지 않는다면, 어떤 이유에서든 관련 부처는 신중하게 접근해야 했다. 관리 권한을 넘어섰을 경우, 이는 위법 소지가 있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신문은 이런 일은 지방정부의 이미지를 손상시키고, 법치 기반의 비즈니스 환경 조성에도 역행하는 행위로 받아들여질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또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산허시의 관련 부서는 “법치 보장을 심화해 비즈니스 환경 업그레이드를 돕겠다”고 선언했지만, 이번 간판 색상 논란은 그 말과 정반대되는 행보로 비쳤다고 꼬집었다.
한 누리꾼은 “권력이 도를 넘고, 간판 색상 문제로 상인을 괴롭히면 결국 지역의 비즈니스 환경만 나빠진다”고 꼬집었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간판 색상 강제 교체는 지역의 ‘비즈니스 간판’ 자체를 훼손할 위험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