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1 초반은 전체적으로 '이변' '반란' 등으로 정리할 수 있던 라운드였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열세로 평가되는 팀들이 기존 강호들의 덜미를 잡아냈다. 강원FC가 상암벌에서 FC서울을 2-1로 쓰러뜨린 것 역시 강원 입장에서는 쾌거였다. 1라운드서 인천을 2-1로 꺾은 강원은 서울 원정까지 승리로 장식하면서 2연승, 지난해 상위스플릿 진출이 우연이 아님을 입증하고 있다.
서울전 승리의 일등공신은 베테랑들이었다. 전반 종료 직전 FC서울 박주영에게 선제골을 내줘 끌려가던 강원은 후반 5분 이근호의 재치로 상대 자책골을 유도했고, 후반 14분 정조국의 멋진 하프발리 슈팅으로 역전에 성공했다. 정조국의 골이 백미였다. 제리치가 머리로 떨궈준 것을 순간 몸을 쓰러뜨리면서 빠르게 슈팅했는데, 골잡이다웠다. 친정에 꽂은 비수였다. 2003년 FC서울의 전신인 안앙LG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데뷔한 정조국은 2015년까지 서울에서만 뛰었다. 정조국은 "아무래도 FC서울 소속으로 오래 뛰어서 서울과 상대하면, 게다 상암에서 경기하면 신경도 더 쓰이고 잘하고 싶은 마음도 큰데, 좋은 결과가 나와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정조국의 결승골로 2연승을 달리면서 강원FC는 어느 정도 부담을 덜게 됐다. 정조국은 "송 감독님이 진심으로 소통하려 노력하는 것이 느껴지고, 그런 면에서 선수들도 믿고 따라갈 수 있는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물론, 베테랑답게 이제 시즌 초반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정조국은 "이제 2경기 했을 뿐이다. 이건 아직 시즌을 시작하지도 않은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동경 기자
출처=news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