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성소수자의 비참한 실태가 새삼 주목받고 있다. 중국 당국이 공식적으로 성소수자를 인정하지 않고 있어 이들은 음성적으로 성전환수술을 받고 사회적으로 차별을 받으면서 일반인보다 자살률도 높고 우울증도 심하게 앓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AFP통신은 13일 "많은 성소수자가 중국에서 합법적으로 유효한 의료서비스를 받기 어려워, 해외나 암시장으로 옮겨가 성전환 수술을 받아야 했다"고 보도했다.
앨리스(Alice)는 16세 때 집에서 성전환 수술을 했다. 그는 “칼을 댄 후 너무 고통스러워서 계속할 수 없었다”며 “절망적이고 두려움을 느꼈다”라고 말했다. 앨리스는 지난해 태국에서 수술을 한 것을 포함해 9만위안(약 1억7000만원)을 사용했다.
또 다른 원정 성전환 수술자는 3년 전 태국으로 불법 호르몬 치료를 찾아 떠났다고 AFP는 전했다. 그는 "다른 방식은 없고, 단지 인터넷에 의존해 정보를 수집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아직껏 성전환 수술자들에 대한 통계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비정부 조직인 아시아 촉진회(Asia Catalyst)에 따르면 2013년 기준으로 중국에는 약 400만명의 트랜스젠더가 있다. 베이징동지센터의 2017년 조사에서는 조사 대상자의 33%가 비정규적인 방식으로 호르몬 처방을 받았으며, 5%가 스스로 생식기관을 제거하려고 시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인된 수술의 문턱이 높고, 성별에 따른 의료서비스에 대한 공식 정보가 적고, 의료기기가 부족해 해외나 암시장, 온라인 시장으로 발길을 돌리는 이들이 적지 않다.
국제앰네스티 중국 연구원인 도리안 라우(Doriane Lau)는 "중국의 성별 확인 수술의 높은 문턱과 의료 정보가 부족한 현 상황이 바뀌어야 사람들이 필요한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 국가위계위 사무국이 발표한 '성전환기술관리규범(2017년판)'은 중국에서 유일하게 성별을 넘나드는 의료서비스에 관한 공식적인 지도의견이다. 이 문서는 수술 대상자가 성전환증 진단을 받고, 미혼, 20세 이상 무범죄 기록, 수술에 적합하다는 입증, 성별 확인 수술에 대한 갈증은 최소 5년 이상 지속돼 심리치료를 1년 이상 받아야 한다고 제시했다.
수술 대상자들은 또 직계 존비속의 인지증명을 제공해야 한다. 이것은 많은 트랜스젠더 희망자들에게는 큰 난관이다.
트랜스젠더들은 중국에서 여전히 차별과 오명화를 겪고 있다. 2017년 베이징동지센터 조사 결과 트랜스젠더의 32%가 고우울증 위험을 겪고 있으며 이들의 자살 비율은 12.7%에 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