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한일 양국은 도쿄에서 전략물자 수출통제 관련 국장급 정책 대화를 갖고, 지난 7월 이후 일본의 수출규제 강화로 시작된 갈등의 해법을 모색할 계획이다.
이번 정책대화는 오는 24일 중국 청두(成都)에서 열리는 한중일 정상회의를 계기로, 개최될 예정인 한일 정상회담을 앞두고 양국 간 핵심 갈등 현안을 협의하는 자리다.
이날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일본 경제산업성에서 열리는 '제7차 한일 수출관리 정책대화'는 한국 측에선 이호현 산업통산자원부 무역정책국장, 일본 측에선 이다 요이치(飯田陽一) 경제산업성 무역관리부장이 각각 대표로 참여한다.
앞서 전략물자 수출통제 관련 협의를 위한 수출관리 정책대화는 2016년 6월 마지막으로 열린 뒤 중단됐다가, 수출규제 갈등 해법 모색을 위해 3년 반 만에 재개된 바 있다.
이번 정책대화의 의제는 민감기술 통제와 관련한 현황과 도전, 양국의 수출통제 시스템과 운용, 향후 추진방향 등이다.
우리 정부의 목표는 이번 대화를 계기로 일본이 지난 7월 4일 단행한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 소재 3개 품목의 수출제한조치와 8월 2일부터 시행한 한국의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 명단) 제외를 철회하는 것이다.
반면 일본은 수출규제의 수정 여부는 한국이 무역 관리 체제를 어떻게 운용하는지 살펴본 후 자국이 결정할 문제이며, 한국과 직접 협의할 의제가 아니라는 입장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한 번의 국장급 정책대화로 수출규제 갈등이 당장 해소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지난 8월 일본은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면서 양국 간 정책대화가 일정 기간 열리지 않아 신뢰 관계가 훼손된 점, 재래식 무기에 전용될 수 있는 물자의 수출을 제한하는 '캐치올' 규제가 미비한 점, 수출심사·관리 인원 등 체제의 취약성 등 3가지를 꼽았다.
이 가운데 정책대화 관련 내용은 이날 만남과 이후 대화를 통해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우리 정부는 수출심사·관리 인원 등 체제의 취약성은 전략물자관리원 인원을 현인원보다 25%가량 늘리는 식으로 보완할 계획이다.
마지막 남은 캐치올 규제 역시 정부는 한국의 수출통제제도가 일본은 물론 세계 어느 나라와 비교해도 부족하지 않다고 보고 있지만, 필요하면 한일 정책대화를 통해 이견을 좁혀 갈 것으로 보인다.
캐치올 규제는 비(非) 전략물자라도 대량파괴무기(WMD) 등으로 전용될 수 있는 물품은 수출 시 정부의 허가를 받도록 하는 제도를 의미한다.
정부 관계자는 "한일 대화를 통해 상호신뢰를 높이고 양국의 수출관리에 대한 상호이해를 높여 수출규제가 원상 복귀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