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책을 읽는 것은 옛 선인과 함께 하는것이요, 그 지혜를 빌어 함께 고민하는 것이다.
"誦詩讀書, 與古人居; 讀書誦詩, 與古人謨"
(송시독서, 여고인거; 독서송시, 여고인모)
공가집어에 나오는 말이다. 뜻은 간단하지만, 되새길수록 묘미가 깊다.
문장은 책과 시를 읽는 이유에 대해 짚었다.
책과 시를 읽는다는 게 무엇인가? “옛 현인과 함께 있는 것이며, 옛 현인과 함께 도모하는 것이다.”
책에 등장하는 선인들의 지혜를 읽으며 그들과 대화하고, 그 대화를 통해 자신이 속한 현실 속의 자신만의 길을 찾아내는 것이라는 의미다.
책과 시를 읽으며 자신이 살아가는 길을 옛 현인들과 함께 찾는다.
문장 속 한 단어 단어마다 그 속의 의미가 깊다.
우선 옛 현인이라는 말이 눈에 들어온다. 본문은 그저 옛 사람이라 했다. 번역을 하면서 옛 현인이라 표현한 것은 지금까지 책 속에 전해지는 옛 사람이 보통 사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봤기 때문이다.
대체로 지금까지 세월 속에 인정받은 사람일 것이다. 그래서 번역을 옛 현인이라 했다.
다음이 “옛 현인과 함께 기거하는 것”이라 한 대목이다.
현인의 생각이 신묘하기는 하지만 그 시대의 한계 속에 있다. 그 시대와 내 시대를 함께 비교해야 현인의 진정한 의미를 알 수 있다. 자연스럽게 시대를 초월한 지혜를 추구하게 된다.
마지막이 “옛 현인과 함께 도모하는 것”이라 한 대폭이다.
시대를 초월해 책을 통해 옛 현인과 만나 얻은 지혜는 그냥 지혜가 아니다. 현실 속 책을 읽은 이의 문제를, 현실 속에 책을 읽은 이가 속한 한 시대의 문제를 해결하는 지혜다.
그냥 알고 있으라는 게 아니다. 도모는 뭔가 일을 꾸민다는 의미가 있다. 지혜를 얻었으면 실천을 하라는 의미다.
참으로 요즘처럼 유튜브가 정보 유통의 주류가 된 시대에 참으로 되새길 말이다 싶다.
정보의 홍수라고 할 정도로 수많은 정보가 있지만 어느 것 하나도 나 자신과 함께 나만의 삶의 길을 찾도록 하지 않는다.
누구의 문제일까? 독자의 자세 문제다. 그저 재미있는 글, 그저 당장의 쓸모만 찾으려 하는 게 문제다. 우리가 어느새 공자집어가 전하는 독서송시의 본연의 가치를 잊은 것이다.
유튜브의 정보들은 글로 쓰인 책이나 시가 아니지만 ‘정보’, ‘지식’이라는 점에서는 옛 책이나 시와 다를 것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