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의 시작이 예고됐던 지난 2일. KIA는 3회까지 1-4로 뒤지면서 앞선 경기들보다는 공격력이 떨어지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빗줄기가 굵어질 수록 KIA의 화력은 더욱 타올랐고, 4회부터 4이닝동안 12득점을 집중했다. 경기는 7회 강우콜드게임으로 끝났지만, KIA의 앞선 경기에 이어 연속 경기 두 자릿수 득점 기록은 계속됐다.
활화산처럼 타오른 KIA의 타선이 7월 첫주에 만들어 낸 '하이라이트'다. KIA는 최근 6경기에서 무려 96안타에 79득점을 쏟아내며 상대팀 삼성과 LG의 마운드를 초토화했다.
시즌 내내 불안한 불펜의 부담을 안고 있던 KIAㄹ는 지난주에는 마운드 걱정을 할 필요가 없었다. 타선이 워낙 화끈한 공격력을 자랑한 덕이었다. 선발투수는 5이닝만 버티면 자동으로 승리를 챙길 수 있었다. 워낙 화끈한 공격력을 보인 탓에 특정 한 명의 활약을 언급하기도 어렵다. 타선 전체가 '미친 한주'를 보냈다.
KIA 선수들의 자신감은 날로 높아지고 있고, 상대의 두려움은 더욱 커져가고 있다. 팀 득점권타율 1위(0.338)라는 수치가 보여주듯, 찬스에서는 더욱 날카롭게 방망이를 돌리는 KIA 선수들이다. 마치 1980~90년대 '해태 왕조' 시절 자신이 돋보이기 위해 찬스가 오기를 기다렸다는 해태 선수들의 일화가 다시 반복되는 듯한 느낌이다.
물론 지난주의 '미친 타격감'이 계속 이어지지는 않을 터다. 타격은 특히 사이클을 타기 마련이기 때문에, 20득점을 낸 뒤 완봉을 당할 수도 있는 법이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올 시즌 KIA의 타선은 역대급 화력을 자랑한다는 점이다. 컨택트와 파워에 찬스에서도 강한 면모를 보이는 KIA 타선은, 팀이 가진 다른 단점마저 모두 빨아들이는 ‘블랙홀’과도 같은 모습이다.
글=이동경 출처=news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