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한자 명상 - 벗우(友)와 벗붕(朋) (2)

 

 

 

 

“환난은 같이해도 태평성세는 같이 하기 어렵다”

어려움은 같이 해도, 공을 나누기는 어렵다는 의미다.

 

와신상담(臥薪嘗膽) 고사로 유명한

월왕(越王) 구천(勾踐)에 대한

구천의 책사 범려(范蠡)의 평이다.

 

범려는 BC 497년 오왕(吳王) 부차(夫差)와

부초산(夫椒山) 전투에서

대패한 구천을 도와 최후의 승리자로

만든 이다. 그런 그가 구천을 이렇게 박하게 평한 것이다.

 

본래 그렇다.

어려울 때 나를 봐준 친구라고

내가 성공해도

나를

봐주는 게 아니다.

 

나와 같이 성공을 일군 벗 우(友)라고

반드시 그 성공을 나눌 수 있는 게

아니다. 오히려

성공을 한 탓에 다툼이 생기고

친구와 멀어지게 된다.

 

사실 우리의 벗이라는 개념은

너무도 추상적이다.

감성적이고 좋기만 하다.

 

꿈보다 해몽이 좋다고

최근 이야기 되는 우리말 벗의 어원도 그렇다.

 

앞서 소개한 ‘벌거숭이를 함께 한’이라는 주장 외,

인도에서 왔다는 주장도 있다.

 

우리의 벗의 옛 발음 ‘벋’이 고대 인도어, 범어에서

유래했다는 주장이다.

범어의 벋은 ‘물’이라는 뜻이다.

물에서 옷을 벗고 노니 벌거숭이라는 의미와 닿는 면이 있다.

 

벋은 인도 현지에서 ‘빠니’라고 발음됐는데,

이 인도어가 유럽으로 건너가

몸을 의미하는 바디(Body),

친구를 의미하는 버디(Buddy) 등으로 발전했다는 것이다.

 

또 벋은 '뻗어나가다'의 뜻도 있어

사교의 의미가 담겨있다는 주장도 있다.

 

한자의 벗은

그 의미가 세분화 돼 있다.

친구의 친은

어려울 때 찾아주는 이다.

 

벗 우(友)는

같은 방향으로

손을 내밀어 주는 벗이다.

같은 일을 하는

동지요, 동업자다.

 

 

남은 게 벗 붕(朋)이다.

바로

태평성세, 부를 함께 나누는 벗이다.

 

벗 붕은 공자 덕에 유명해졌다.

‘有朋自遠訪來,不亦樂乎!’

‘유붕, 자원방래불역락호’

(친구가 멀리서 찾아오니, 어찌 기쁘지 않은가!)

 

여기서 벗이 붕이다.

한자 좀 쓴다는 이들끼리

벗을 부르는 이름이다.

방귀 좀 뀐다는 이들끼리

벗을 부르는 게 붕우(朋友)다.

 

한자 붕(朋)도

일찌감치 갑골자부터 나온다.

갑골자의 붕은

조개를 꿴 목걸이가

쌍으로 있는 것이다.

조개는 그 옛날의 돈이다.

그런 돈다발을 목에 건

두 인물이 나란히 있는 게

바로 벗 붕이다.

 

 

부자들끼리의 친구다.

태평성세를,

부를 함께 나누는 벗이 바로 붕이다.

 

사실 어려움을 같이 하는

친구를 찾기 힘들 듯

부를 함께 나누는 친구도

찾기 힘들다.

아니, 어려움을 같이 하는

친구보다 더 찾기 어려운 지도 모른다.

 

같은 부자라도

더 부자이고 싶어

시기하고 질투하기 마련이다.

 

환난을 같이

했다고 해도

마찬가지다.

갑자기 한 친구가 성공을 하면

 

꼭 시기, 질투가 아니어도

괜히

조금씩 거리가 생긴다.

 

우리에게 벗은 다 같은 벗이지만

한자에서 벗은

어려움을 같이 하는 벗

함께 일을 도모하는 벗

부와 명예를 나누는 벗

으로 나뉘어 있다.

 

어떤 벗이 가장 좋은가?

다 갖춘 벗은 없냐고?

있다. 하지만

평생을 두고 찾기 힘들다.

 

 


사회

더보기
장관이대에서 고농현허까지 사자성어로 본 중국 AI 조작 광고 사기행각
“‘장관이대’(張冠李戴) 광고 사기 수법을 아시나요?” 중국 매체가 AI조작을 통한 사기판매 행각을 사자성어로 정리해 눈길을 끈다. 대표적인 성어는 ‘장관이대’(張冠李戴)다. 본래 뜻은 장씨의 관모를 이씨가 쓰고 있다는 의미다. 흔히 자신에게 어울리지 않는 자리를 앉아 권한을 행사할 때 쓴다. 또는 일은 장씨가 하는 데 생색은 이씨가 낸다는 의미도 있다. AI 조작 사기에서는 유명 연예인이 광고한 적 없는 데 AI로 조작해 유명 연예인이 모델로 나서 광고하는 브랜드인양 속이는 것을 말한다. 유명 연예인이 등장하는 광고의 제품에 대해 일반인들은 제품이 하자가 있거나, 사기일 것이라는 생각을 못하기 때문에 이용되는 수법이다. 가장 보편화된 AI 조작 광고 수법이다. 이 보다 한층 심각한 범죄가 ‘무중생유’(無中生有) 수법이다. 성어 의미는 완전한 거짓이라는 뜻이다. 없는 곳에서 물건을 있다고 만들어내는 것을 의미한다. AI 조작 사기광고에서는 단순히 모델로만 유명 연예인을 AI 조작해 등장하도록 하는 게 아니라, 더 나아가 마치 없는 할인 행사를 하는 듯 광고하는 것을 의미한다. 소비자를 적극적으로 속이는 것이다. 할인 혜택이 있는 예약 구매를 유도하는 듯한 영

문화

더보기
중국 '가오카오 소비' 새로운 소비 트랜드로 자리 잡아
"'가오카오 소비'를 잡아라!" 중국판 대입고사인 '가오카오'가 중국 유통업계의 새로운 소비 트랜드로 자리 잡고 있다. 규모가 커지면서 중국 전체 소비액에 영향을 미칠 정도가 돼고 있다. 시험이 끝나고 백만이 넘는 수험생들이 시험을 준비하며 억눌린 감정을 소비로 해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부모 입장에서 고생한 자녀들을 위한 다양한 소비를 지원하고 나서면서 중국에서는 '가오카오 소비'라는 새로운 트랜드를 만들고 있는 것이다. 중국 상인이나 유통회사들은 물론, 당국도 이를 지목하고 더 많은 다양한 소비를 만들어 내려 노력하고 있다. 다양한 소비 촉진 이벤트를 만들어 가오카오 소비가 더욱 건전한 방향으로 국가 경제에 이득이 되도록 만들고 있는 것이다. CMG 등 중국 매체들에 따르면 올 2025년 중국 대학 입학시험이 막을 내리면서, 수험생들을 중심으로 한 ‘청춘 소비’ 열기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졸업 여행부터 전자기기 구매, 자격증 취득과 자기 관리까지, 대학입시 이후의 ‘보상 소비’와 ‘계획 소비’가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소비형태는 여행부터 전자제품, 자기 계발까지 다양하다. 말 그대로 수험생들이 "이제는 나만을 위한 시간”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