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의 싸움은
코피가
승부의 관건이다.
먼저
코피를 흘리게 하면
승패가
갈린다.
어린이의 주먹질이다.
어른의 싸움은
다르다.
오늘 날
직장에서
그 옛날
전쟁에서
승패는
코피로만
전장 위
장병들의 피로만
갈리지 않았다.
철저한 실리였다.
승패의 패(敗)가 그 의미를 잘 보여준다.
패는
간단히 돈을 잃는 것이다.
철저한 실리였던 것이다.
갑골문의 패(敗)는
조개를 도구로 때려 부수는 모양이다.
조개는 때론
정(鼎)의 모습을 띄기도 한다.
혹자는
조개 패(貝)를
태양의 흑점이 나타나는 때라
해석하기도 한다.
분명한 것은
조개 패(貝)가 상징하는 게
아주
귀중한 것이라는 점이다.
조개는 과거 돈이었다.
정(鼎)은 왕권을 상징하는
그릇이었다.
모두가
귀중한 것들이다.
그 귀중한 것이
깨지는 게
지는 것이다.
역으로 눈앞에 굴욕이 있어도
속으로 실리를 잃지 않으면
지지 않는 것이다.
지지 않는 것!
사실 동양에서
가장 중요한 점이다.
전쟁의 경전인 ‘손자병법’은
승(勝)을 논하지 않는다.
패(敗)를 논하는 책이다.
정확히 패하지 않는 법을 논하는 책이다.
먼저 싸움을 피하라
조언한다.
무적(無敵), 적(敵)이 없는 것은
적을 무찔러 얻기도 하지만
적을 피해서 얻기도 한다.
싸우지 않으면
싸우지 않을 수 있다면,
바로 무적인 것이다.
진정한
무적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때론
싸움을 피할 수 없을 때가 있다.
그 때는
중요한 게
패(敗)다.
승(勝)이 아니라
패(敗)하지 않는 게 더 중요하다.
싸움에 이기고도
실익이 없으면,
그게 바로 진 것이다.
이기고도 지는 것,
요즘 회사로 치면
흑자도산이다.
불황형 흑자다.
가장
바보같은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