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이 미국 동물원에 20년 전 대여한 자이언트 판다 '야야'가 수일 내에 중국으로 돌아온다.
미중 우호의 상징이었던 판다의 귀국은 최근 미중 갈등이 심화하는 가운데 복잡한 함의를 가진다. 학대 의혹을 받고 있는 야야의 귀국에 중국 네티즌들은 "집 나가 고생하던 아이가 겨우 살아돌아왔다"며 반기고 있다.
마치 옆집에 놀러가 천대를 받던 아이를 겨우 구출해냈다는 분위기다. 하지만 본래 이 판다는 당초 중국측이 미국에 제공했던 임대 기간이 끝나 자연스럽게 귀국할 예정이었다는 게 '반전의 팩트'다.
중국 관영 매체 글로벌타임스는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 동물원이 암컷 자이언트 판다 '야야'를 수일 안에 중국으로 돌려보낼 예정이라고 25일 보도했다.
2000년 8월 베이징에서 태어난 야야는 2003년 4월 수컷 판다 '러러'와 함께 연구 목적으로 미국에 대여됐다.
야야는 본래 올해 대여기간이 끝나면서 자연스럽게 중국으로 돌아갈 예정이었다.
하지만 '러러'가 지난 2월 돌연사하고, 야야의 야윈 사진이 일반에 공개돼 학대 의혹이 제기되면서 중국 내에서 조기 반환의 목소리가 높았다.
공개된 사진에는 삐쩍 말라 판다의 귀염성이 완전히 사라진 모습이어서 보는 이들을 안타깝게 했다.
이에 중국에서 동물 학대 의혹이 제기되자, 멤피스 동물원은 야야가 피부병과 탈모 증세가 있으나 식욕이 좋고 정상 체중을 유지하는 등 건강 상태가 양호하다고 해명했다. 동물 학대가 아니라 피부병에 걸리면서 고통을 받은 것이라는 설명이었다. 마침 아픈 상황의 모습이 공개됐을 뿐 동물원의 판다에 대한 관리 문제가 아니라는 주장이었다. 하지만 '국뽕' 경향이 짙은 중국 네티즌 귀에 이 같은 해명이 들릴 리 만무하다.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베이징 동물원 소속 수의사와 사육사가 지난달 미국을 방문해 죽은 러러를 인수하고 야야 송환을 위한 절차를 모두 마쳤다. 중국 네티즌은 "야야가 무사히 귀국하길 바란다"며 "이제야 마음이 놓인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