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의 청년 실업률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중국에서 청년 실업률은 대단히 중요한 통계수치다. 사실 모든 나라가 청년 실업률을 중시하지만, 중국의 경우 정부 존립의 정당성까지 흔들 정도의 중요성을 지닌다.
바로 중국이 공산당 일당 독재체제이기 때문이다. 사회주의 경제체제는 국가가 모든 국민, 특히 청년들의 일자리를 보장하는 시스템이다. 과거 사회주의 경제 시스템 시절 중국에서는 정부가 청년들에게 일자리를 배정해주는 방식이었다.
중국 공산당이 사회주의 경제 시스템을 버리고 자본주의, 시장주의 경제 시스템을 받아들이면서 100% 일자리 보장이라는 목표는 폐기됐지만, 청년 실업률을 세계 어느 나라보다 낮게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래야 공산당 일당 독재의 명분이 유지되기 때문이다.
그런 명분이 최근 백척간두에 선 것이다.
15일 중국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난 5월 중국 16∼24세 실업률은 20.8%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기존 최고치였던 4월에 비해서도 0.4%포인트 높아진 것이다.
통계에 따르면 노동 시장에 진입한 청년 인구 3300만 명 가운데 2600만 명은 취업에 성공했고 600만 명은 아직 실업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청년들의 취업난이 갈수록 심각해지면서 대학가에서는 졸업을 미루는 것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졸업 예정자 신분이 취업에 유리하다고 판단한 대학생과 대학원생들이 일부러 졸업 학점을 채우지 않거나 졸업 논문 제출을 미루는 것이다.
최근 중국 당국이 나서 졸업한 지 2년 미만인 미취업 대졸자를 1년 이상 고용하는 기업에 고용 보조금을 지원하는 청년 고용 안정 대책을 내놨지만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딩쉐샹 부총리가 직접 '청년 취업·창업 대책 화상회의'를 주재해 관영 기관과 국영 기업 신규 채용 확대, 민간 기업 고용 보조금 지원 등 구체적인 대책 마련을 지시하기도 했다.
한편 중국 네티즌 대부분은 "눈이 높아 취업하지 못하는 것"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자본주의 경제와 사회주의 독재 시스템에 익숙한 중국 네티즌들은 청년 실업률 증가를 일단 정부의 정책 운용 실패로 비판하기보다 개인의 문제로 받아들이는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