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글씨 포스터 대신 써드립니다.’
중국 인터넷에서 흔히 발견되는 광고다. 중국 학교들이 방학과제로 손글씨 포스터를 써오는 것을 매년 되풀이해서 내주자 나온 서비스다.
돈 주고 하면 되긴 하지만, 그래도 짜증나는 숙제다.
“AI시대 뒤떨어진 손글씨 과제를 강제하는 게 옳은 일일까?” 학부모들이라면 누구나 이런 질문을 던진다.
이 질문에 중국 교육부가 답을 하고 나섰다.
단연코 아니라는 것이다. 왜 하는 지 답을 찾지 못하고 이전에 하던 것을 되풀이하는 구습이 형식주의이고, 이 형식주의를 타파하겠다고 중국 교육부가 메스를 들고 나선 것이다.
중국 매체들이 일제히 옹호하고 나섰다. 중국 네티즌들도 적극 찬성하고 있다.
중국의 한 매체는 “학교는 진리를 추구하는 곳이지만, 학부모와 교사는 학생들에게 부정직한 악습을 보여주며, 아이들의 마음속에 거짓을 심고 있다”고 비판했다.
형식주의 과제들로는 교육의 본래 목적을 이루지 못하고, 오히려 학생들을 해치는 도구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중국에서는 새 학기를 앞두고, 많은 학부모와 학생들이 손 글씨 포스터와 같은 방학 과제를 마치기 위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중고 상품 거래 플랫폼에서 '손 글씨 포스터 대행' 제품이 매우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매체들의 조사결과, 이러한 상점들이 100곳 이상 있으며, '재방문 고객이 만 명을 넘었다'거나 '9년 경력의 오래된 가게'라는 홍보 문구도 눈에 띈다.
왜 학부모가 과제를 사서 제출해야 하는가? 그리고 이렇게 구매한 과제가 왜 통과되는가?
이런 질문이 나오는 게 문제라는 게 중국 교육 당국의 인식이다.
이에 교육 당국은 신교육과정 개혁의 배경 속에서 학교는 다양한 형식의 과제를 내주도록 독려하고 있다. 예컨대 설날에는 등롱 만들기, 원소절에는 꽃등 만들기, 단오절에는 용선 만들기, 손글씨 포스터, 앱 출석 체크, 짧은 동영상 촬영, 온라인 퀴즈, 감상문 작성 등 각종 실습 과제가 포함된다.
그러나 이러한 과제는 학생들의 실제 상황을 고려하지 않았으며, 일부는 학생들이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초과하는 경우도 있다. 결국, 이러한 과제는 자연스럽게 학부모의 '과제'가 되어 버린다. 학부모가 시간과 에너지가 부족하기 때문에 이러한 수요가 '과제 매매' 시장의 성장을 촉진한 것이다.
중국 네티즌들은 이 같은 지적에 크게 공감하고 나섰다. 형식주의 교육에 진정한 교육 목적이 상실되고 있다며 개선을 촉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