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즉통’(窮卽通)이란 궁한 데로 쓰는 거다. 어쩔 수 없이 나온 방법이라는 의미다. 그래서 짧게는 변통(變通)이라고 한다.
다만 상황이 달라지면 ‘궁즉통’의 방식은 불통(不通), 즉 통하지 않는 방식이 된다.
아니 더 정확하게는 통하면 안되는 방식이 되기도 한다.
여기 짧은 이야기는 임시방편의 도리를 모르면 나오는 우둔한 사례를 보여준다. 짧고 가볍지만 주는 경고는 무겁고 무겁다.
옛날 중국에 한 마을에 자린고비 양반이 살았다. 어느 날 하루 이 양반이 긴 의자를 만들고 싶었다. 하지만 이 양반은 긴 의자를 만들면서 나무를 사 쓰는 게 너무 아까웠다.
옆에서 그 고민을 듣던 목수가 ‘궁즉통’ 묘안을 내놨다.
“영감, 이 긴 의자를 한 쪽에만 다리를 만들고 나머지는 식당 벽에 기대어 놓고 쓰면 됩니다. 그럼 의자 다리를 만드는 나무를 아낄 수 있지요.”
이야기를 들은 양반이 고개를 끄덕였다. “오! 좋은 생각이네, 그럼 빨리 만들어 주시게.”
그리고 의자가 만들어지자 양반은 목수를 칭찬하며 나무의자를 보고 감탄했다. “오 아주 좋아. 나무도 줄이고 의자도 쓰고, 아 좋네!”
그리고 얼마 뒤 양반의 집안에 행사가 열렸다. 양반은 최근 만든 의자를 자랑하고 싶어 하인에게 말했다.
“여봐라, 의자를 가져와 모두가 앉아서 달구경이나 하게 하자.”
하인이 의자를 가져왔다. 그런데 이놈의 의자가 제대로 서지를 못했다. 이리 세워도 다리가 없는 쪽으로 기울어졌다. 다리가 한 쪽밖에 없으니 제대로 설 일이 없었다.
그러자 양반이 목수 욕을 했다.
“아니, 좋은 의자를 만들어 달라고 했더니, 이게 뭐야. 이 나쁜 놈 같으니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