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글로벌 금융시장의 거대한 파문이 중국에서부터 감지되고 있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으로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고조되고 있다. 미국발 관세인상은 도미노 현상처럼 글로벌 전역으로 번질 조짐이다.
이는 글로벌 공급망의 분업 시스템에 대대적인 재편을 가져올 전망이다.
자연스럽게 실물 경제의 자금 흐름에 변화가 초래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에도 적지 않은 파문이 일 전망이다.
벌써 중국시장에서 미묘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중국 중앙은행 인민은행이 1월 국채 매입 중단을 선언했다. 중국은 미국 국채 대신 금 매입도 늘리고 있다.
경제 전문가들은 “이는 중국 경제 침체를 의미한다”고 분석하고 있다.
중국은 그동안 시중 유동성 공급을 위해 시장에 국채를 매입해왔는데, 이를 중단키로 한 것이다. 문제는 이 같은 조치가 인플레이션에 대응하려는 게 아니라는 점이다.
중국은 인플레이션은커녕, 디플레이션 우려가 더 심각한 곳이다. 중국의 물가는 근 2년째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 생산자물가지수는 아예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글로벌 각국이 금리를 올리면서 시장 유동성을 줄여 인플레이션에 대응할 때도 중국은 국채를 매입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시중 유동성 공급에 적극 나섰다.
그런데 이번 인민은행의 국채 매입 중단은 시중 유동성이 풍부해질수록 중국 국채 매입 추세가 더욱 강해지는 현상을 막기 위한 것이다. 실제 중국 국채 매입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가격이 오르고 있다. 이에 현재 중국 장기 금리는 역대 최저치 기록을 연일 갱신하고 있다. 인민은행은 울며 겨자먹기로 국채매입을 포기함으로써 국채가격 안정에 나선 것이다.
뉴욕타임스는 최근 분석기사를 통해 “중국 중앙은행이 국채 매입을 중단했다고 밝혔는데, 이는 중국 경제 침체의 극명한 신호”라며 “이 깜짝 조치는 투자자들이 국채 매입으로 눈을 돌리고 주식과 부동산 등 위험자산을 기피하는 최근의 추세를 막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낮은 인플레이션이 장기화되는 것은 경기 침체의 신호다.
중국에서는 주택 가격과 주식 시장이 급락하면서 경기 상승에 대한 시장의 신뢰가 낮아졌다. 실제 중국인들은 돈만 생기면 다른 어떤 곳도 아닌 은행을 찾아 예금하고 있다. 역대급의 낮은 이자율에도 불구하고, 많은 중국 가정은 은행에 기록적인 금액의 돈을 예치해 왔다.
은행에 돈이 쌓이는 데 반해, 정작 은행에게 돈을 빌리려는 기업 수은 갈수록 적어지는 추세다. 경기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기업들이 투자에 소극적인 탓이다. 자연히 대출상품을 팔기 위해 은행들이 고군분투를 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예금 증가에 발목이 잡힌 은행들은 채권에 돈을 투자하고 있다. 은행에 쌓인 막대한 자금은 다시 국채시장으로 쏠리고 다시 채권 값을 올리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인민은행은 이번에 국채 매입을 일시적으로 중단함으로써 국채에 대한 수요의 원천을 제거했다. 최소한 국채값 상승, 금리하락의 속도는 늦춰질 전망이다.
인민은행은 "국채 매입은 국채시장의 수요와 공급 상황에 따라 적절한 시기에 회복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