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자동차 광고에서 ‘자율주행’이란 표현이 사라지고 있다. 대신 자리를 한 것은 ‘스마트 보조운행’이라는 용어다.
자율주행은 마치 기존 운전자를 대체하는 듯 한 인상을 줘 중국 당국이 자제를 시키면서중국 자동차 시장에서 ‘자율주행’이란 용어 자체가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펑파이 등 중국 매체들에 따르면 신에너지 차량 업계의 ‘스마트 주행(智驾)’ 홍보가 잇달아 ‘보조 운전(辅助驾驶)’으로 변경됐다.
샤오미, 리샹 등 여러 신에너지 자동차 기업들이 최근 ‘스마트 주행’이라는 용어의 사용 빈도를 줄이거나 아예 표현을 바꾸었다. 예컨대 ‘샤오미 스마트 주행 Pro’는 ‘샤오미 보조 운전 Pro’로 명칭을 바꾸었고, 리샹 제품 라인 책임자인 리신양은 웨이보에 리샹 L6 스마트 개편판을 소개하면서 ‘보조 운전 개편’임을 강조했다.
‘스마트 주행’에서 ‘보조 운전’으로의 변화는 단어 하나 차이지만, 그 의미는 크게 다르다는 게 중국 매체들의 지적이다.
전자는 ‘핸즈프리 운전’, ‘전 구간 무개입’, ‘프로 운전자처럼 운전’과 같은 홍보 문구와 함께 사용되며, 소비자에게 ‘직접 운전하지 않아도 된다’거나 ‘사람보다 더 잘 운전한다’는 인상을 심어줄 수 있었고, 이는 명백히 소비자를 오도할 소지가 있었다. 반면 후자는 차량 시스템이 운전자를 보조하는 도구에 불과하며, 결코 운전자를 대체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스마트 주행’을 ‘보조 운전’으로 바꾼 것은 단순히 정보 전달의 정확성 문제를 넘어서, 법률적 문제이자 안전 문제이기도 했다.
모든 홍보 문구는 하나의 엄숙한 약속이 되어야 한다. 일부 과장된 표현은 실제 기능과 부합하지 않으며, 이는 광고법 위반 소지가 있었고, 업계 내부 기준과 규정에도 어긋났다.
중국의 현행 《자동차 주행 자동화 등급》 기준은 운전 자동화를 0~5단계로 나누고 있으며, 0~2단계는 보조 운전으로 시스템이 인간 운전을 지원하되, 운전 주체는 여전히 사람이다. 3~5단계는 자동 운전으로, 시스템이 설계된 운행 조건 내에서 인간을 대신해 동적 운전 과제를 수행하며, 기능이 작동할 경우 운전 주체는 시스템이다.
현재까지 3단계 자동 운전 차량이 공식 인증을 받은 사례는 없으며, 이는 곧 현재 시장에 유통 중인 신에너지 차량들이 모두 보조 운전 수준임을 의미했다. 일부 기업들이 지나치게 앞서 나가는 홍보를 펼친 것은 명백히 기준을 넘은 것이었다고 매체는 지적했다.
중국 공신부(공업정보화부)는 지난 2024년말부터 ‘자동 운전’, ‘고급 스마트 주행’ 등 모호한 표현 사용을 금지시키고 대신, ‘통합 보조 운전’ 등 통일된 용어 사용을 추진하겠다고 명확히 밝혔었다.
올해 4월에도 공신부 장비공업1사 관련 회의에서 자동차 제조기업은 시스템 기능의 경계와 안전 대응 방안을 명확히 하고, 과장·허위 홍보를 금지하며, 기능 명칭을 표준화하라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사실 중국 당국의 이 같은 조처는 연이은 사고 사례가 경각심을 불러일으킨 결과이기도 하다.
최근 몇 년간 보조 운전 기능을 잘못 사용해 발생한 교통사고가 적지 않았다. 일부 운전자는 보조 운전을 활성화한 뒤 스마트폰을 보거나, 영상을 시청하거나, 잠을 자거나, 음식을 먹는 등 매우 위험한 행동을 하였고, 이는 교통안전법을 명백히 위반했을 뿐 아니라 타인의 안전에도 중대한 위협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