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예능이 다시금 대세로 떠올랐다. 파일럿으로 시작했던 MBC every1의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가 정규 편성되었고 한국 출연진이 각국의 동갑내기와 친구가 되는 <나의 외국인사람친구>, 외국인과 한국 스타의 이색 동거를 그린 <서울메이트>가 방송을 시작했다.
이러한 외국인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그 끼를 인정받아 이제는 어엿한 방송인으로 자리잡은 스타들이 있다. 한국을 너무나도 사랑하고 한국 생활에 익숙해져 자신을 ‘외국인’이라고 칭하지 않는 스타들, 다니엘, 오취리, 해밍턴이다.
다니엘 린데만(이하 다니엘)은 JTBC <비정상회담>으로 대중들에게 이름을 알렸다. 다니엘은 2008년 교환학생으로 처음 한국 땅을 밟았고, 졸업 후 2011년에 연세대학교 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석사 학위를 취득했지만 여전히 취업이 어려워 귀국을 결심했을 때 <비정상회담>에 출연하며 방송인으로 제2의 인생을 시작했다.
그는 방송에서 줄곧 한국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진지하게 이야기해 ‘노잼’이라며 놀림 받곤 했다. 하지만 그런 진지한 태도가 바로 다니엘만의 매력이다. 최근에는 MBC MBC every1의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 독일 편으로 다시 한 번 주목을 받았다. 독일인이 왜 서대문 형무소와 dmz 등에 관심을 두는 지 서술하며 한국 역사에 대한 관심을 보인 것이다. 다니엘은 “독일에 있을 때보다 한국에 있을 때 마음이 편해요. 한국인들과 더 잘 맞아요”라며 한국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가나 출신 방송인 샘 오취리(이하 오취리) 역시 <비정상회담>에서 한국인보다 더 명확한 한국어 발음과 유쾌한 입담으로 이름을 알렸다. 한국에서 유색인종으로 살아간다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털어놓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후 유명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 <우리동네 예체능>, <정글의 법칙> 등은 물론 여러 드라마와 영화 등에 출연하며 대표적인 외국인 방송인으로 자리매김했다.
오취리의 한국 사랑은 남다르다. JTBC <차이나는 클라스>에 출연한 그는 김종대 전 헌법재판관이 “임진왜란에서 어느 나라가 이겼나?”라고 질문하자 “우리나라 아닙니까?”라고 대답했다. 가나 현지 방송프로그램에 출연해서도 진행자에게 한국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한국인을 ‘we(우리)’라고 소개했다. 평소 한국을 제2의 고향으로 생각하는 오취리의 모습이 드러난 것이다.
샘 해밍턴(이하 해밍턴)은 이들보다 먼저 방송계에 자리잡은 ‘선배 방송인’이다. 1998년 고려대 교환학생으로 처음 한국을 방문했고, 2002년 본격적으로 한국에 둥지를 틀기 시작했다. SBS 한일 월드컵 특집 프로그램에서 리포터로 처음 방송계에 입문해 KBS 간판 개그 프로그램인 <개그콘서트>에서 활약했다.
현재 해밍턴은 KBS <슈퍼맨이 돌아왔다>에 아들 윌리엄과 함께 고정 출연 중이다. 특히 배우 리키김이 해밍턴의 집에 방문하는 에피소드에서 재밌는 모습을 보였다. 윌리엄을 돌보던 리키김이 “윌리엄 외국인 처음 보는 거 아니지?”라고 묻자 “아빠가 외국인인데?”라며 당황한 것이다. 한국어가 능숙하고 한국 생활에 익숙한 샘 해밍턴을 한국인이라고 여긴 리키김의 모습이 웃음을 자아냈다.
외국인 예능이 전성기를 맞으면서 한국을 제2의 고향이라 생각하는 외국인 스타들의 인기 역시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