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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가 바른 게 뭔지 알아? 正 3

아쉽게도 사람의 유한함은 언제나 하늘의 도리를 볼 수 있도록 쉽게 허락하지 않는다. 인간이 옳다는 가치나, 그르다는 가치는 그때 그때 다른 경우가 많다.  

 

 

 

가끔 그래서 옳은 이야기를 하며 그릇된 길로 인도하는 이들이 나온다. 혹세무민(惑世誣民)이다. 한나라 어제의 고사가 있다.
한나라 애제(哀帝;BC26~BC1)는 몸이 약했다. 20세 젊은 나이로 황위에 올랐지만 병치레가 잦아 나라가 엉망이었다. 대신 하하량(夏賀良)이 상소를 해 연호를 바꾸고 대사면을 권해 애제가 따랐지만 정국은 더욱 혼란에 빠졌을 뿐이다. 사실 연호를 바꾸거나 대사면을 하는 것은 시기만 맞았다면 정권에 도움이 됐을 수도 있는 일이다. 그러나 당시 실정에 전혀 맞지 않는 정책이었고 정국은 혼란스러워졌다.  
결국 애제는 하하랑을 사형에 처한다. 당시 하하량의 죄는 '불합시의'(不合時宜), 말 그대로 때에 적당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때에 맞지 않는 옳은 일들이 때론 때에 맞는 옳지 않은 일보다 더 나쁠 수 있다.
미국의 마이클 샌델 교수는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책에서 인간적 정의가 다양한 가치들의 순서를 정하는 것임을 예리하게 지적했다. 서양의 여러 철학적 사상 속에서 강조하는 정의의 가치에 차이가 있음을 비교하고 그것을 다시 현실에 적용해보도록 독자를 자극하고 있다. 재미있는 것은 이 마이클 샌델 교수의 전공이 정치철학이라는 것이다. 사실 인간적 정의는 결국 가치와 가치의 다툼 속에 결정이 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 다툼이 바로 정치다. 
다시 정(正) 자로 돌아가보자. 갑골문자의 정은 마을을 향해 정면으로 나가가는 군의 모습을 그렸다. 당초 정벌하다는 의미의 정 자가 정면의 정, 옳음의 정으로 의미가 고착되면서 갈 행(行)의 두 인 변을 붙여 정벌하다, 세금 받는다는 정(征)이 나왔다. 옳다는 정에 다시 손에 매를 든 자형을 덧붙인 것이 다스릴 정(政)이다. 옳은 것을 선택의 다툼을 의미하는 듯하다.
현대 정치에서 누구도 누구나 들어서 쉽게 알 수 있는 나쁜 정책을 내놓지 않는다.  포퓰리즘에 대한 경계의 목소리가 나오는 게 다행이다 싶다. 언젠가 모 의원실 보좌관과 술을 마시다 "대통령이 누가 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이 우리 영감(국회의원을 지칭)의 다음 임기가 보장되는 것"이라는 말을 들었다. 
참 어느새 정치라는 게 직업의 하나에 불과한 시대를 맞았다. 하지만 정치라는 게 옳은 것에 대한 다툼이라 한자적인 의미의 변화는 없어 보인다. 그 속에서 추구하는 한자적 가치도 마찬가지다. 정치가 추구하는 것은 결국 변치않는 진실이어야 한다.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기를….'”  

 

하늘처럼, 물처럼 살수는 없지만 인간의 짧은 삶이 그 뜻을 그르지 않기를 바라는, 인간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모습이다. 가을 스치는 바람을 두려워하는 정치인을 기다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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