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제대 후 복귀작, 실망시키지 않을게요.”
병역의 의무를 마친 후 2년 여의 공백을 깬 배우 이승기의 포부는 남달랐다. 드라마뿐만 아니라 예능 제작진들이 목을 빼고 기다리던 이승기가 선택한 복귀작은 tvN 드라마 <화유기>. 그가 2010년에 출연한 드라마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를 집필했던 홍미란-홍정은 작가가 쓴 <화유기>에서 이승기는 옥황상제와 맞서는 악동 요괴 손오공 역을 맡았다.
ⓒ news1
“전역 후 복귀를 드라마로 할지 예능으로 할지 정해놓지는 않았어요. 제가 가장 끌리는 걸로 복귀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죠. 그때 <화유기>라는 좋은 작품을 만났어요. 홍자매 작가님들 대본을 읽었을 때 정말 재미있었어요. ‘서유기’와 손오공을 우리 스타일로 바꾼 느낌이 좋았어요. 그리고 박홍균 감독님과도 꼭 함께 작업을 해보고 싶었어요. 군제대 후 첫 복귀인데 실망시키지 않도록 좋은 작품으로 보답하겠습니다.”
<화유기>는 고대소설 서유기를 발판 삼은 드라마다. 손오공과 고상하고 신사적인 요괴인 우마왕이 어두운 세상에서 빛을 찾아가는 여정을 그린 퇴마극이다. <너희들은 포위됐다>(2014년)에서 한차례 호흡을 맞췄던 선배 배우 차승원과 다시 만났다. 예상은 틀리지 않았다. 두 사람은 찰떡 호흡을 자랑했고, <화유기>의 시청률은 6~7%까지 치솟았다.
“저도 ‘잘할 수 있을까’ 의문을 가졌어요. 제작진도 저에게 손오공 역을 제안하면서도 ‘감을 잃지 않았을까’ 걱정을 했을 거예요. 그래도 데뷔 14년차이기 때문에 (연기가) 몸에 밴 것인지 리듬이 찾아지더군요.”
오랜만에 복귀한 촬영장이 반갑지만 여전히 쉽지는 않다. 촬영장은 여전히 빡빡하게 돌아간다. 컴퓨터그래픽이 많이 쓰이는 <화유기>는 후반 작업에도 많은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촬영장은 더욱 바쁠 수밖에 없다. 군복무하며 규칙적인 생활과 운동으로 체력을 다진 덕에 이승기는 밝은 모습으로 촬영장의 분위기를 북돋우고 있다.
“이번 드라마 현장은 가장 ‘빡센’ 현장이에요. 컴퓨터 그래픽도 많고 판타지물이라서 일반적 리듬보다 2~3배 정도 체력적으로 힘들죠. 살면서 잠 안자고 촬영한 게 처음이라서 체력적으로도 부담이 되는데 군 전역한 지 얼마 안돼서 그 정신으로 즐겁게 촬영에 임하고 있어요. 그래도 호흡이 잘 맞는 배우들과 함께 하다보니 즐겁고 재미있어요.”
이승기는 드라마와 함께 예능 활동도 병행하고 있다. 그동안 <1박2일>, <강심장> 등 다수 예능에서 돋보이는 활약을 보였기 때문에 제대 시점에 맞춰 예능 제작진들도 앞다투어 이승기에게 손을 뻗었다. 그가 선택한 작품은 SBS <집사부일체>였다. 이 예능에서 이승기는 배우 이상윤, 비투비 육성재, 개그맨 양세형 등과 호흡을 맞춘다. 이제 군복무까지 마치고 ‘아재(아저씨를 귀엽게 부르는 말) 대열에 합류한 이승기는 과연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아재’라는 말을 생각보다 빨리 들은 것 같은데 굳이 거부할 생각은 없어요. 전역한 예비역 1년차들은 다 저와 같은 마인드이지 않을까 싶어요. 실제로 군대에 있을 때 걸그룹들이 큰 힘이 됐어요. 그 전에는 몰랐는데, 가보니 정말 큰 힘이 되더군요. 제가 아무 것도 안 해도 저를 위해 웃어주는 사람들이었어요. 특히 트와이스를 비롯해 많은 걸그룹이 큰 힘을 줬죠.”
Ⓒ news1
<집사부일체>는 이승기를 포함한 4인방이 독특한 삶의 방식을 즐기는 괴짜 사부를 찾아가 그 집에서 함께 기거하며 깨달음을 얻는 프로그램이다. ‘기인’으로 불리는 가수 전인권 등이 사부로 나서 눈길을 끌었다.
“사부님을 만나서 교훈을 얻는 게 목적이에요. 2회 정도 촬영을 했는데 사부님을 처음 만났을 때 당혹스러운 경우가 있어요. (대중이) 모르는 분들이 나오기 때문에 친숙해지고 바로 뭔가를 이어나가는 예능은 아니에요. 나중에 방송을 통해 처음과 마지막이 굉장히 달라져 있는 모습을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기자 김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