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일 오후 북한 평양에 위치한 동평양대극장에서 ‘남북 평화협력 기원 남측 예술단 평양공연’이 열렸다. 3일에는 평양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남북 예술단의 합동 공연이 있었다. 북에서도 인기가 많다는 조용필, 이선희, 최진희, 백지영 등 쟁쟁한 가수들이 대거 공연단에 이름을 올렸지만 가장 화제를 모은 것은 바로 한국 대표 걸그룹 레드벨벳이었다.
레드벨벳이 선택한 곡은 최신 앨범 타이틀 곡 ‘Bad boy’. ‘Bad boy’는 힙합 기반의 R&B 댄스곡으로 그루비한 신스 Synth 멜로디에 무게감 있는 베이스 사운드가 더해져 강한 중독성을 갖고 있다. 올해 1월 발표 당시 한국에서는 물론 미국 음반 시장에서도 좋은 성적을 보여 화제를 모았다. 빌보드는 “레드벨벳이 R&B로 완벽하게 장식한 ‘Bad boy’를 발표하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레드벨벳의 정규 2집 앨범 <The Perfect Red Velvet>을 집중조명한 바 있다.
평양에서 펼쳐진 레드벨벳의 공연에 이목이 집중된 것은 레드벨벳의 무대가 북측이 그리도 꺼리던 ‘자본주의 날라리’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은근히 드러나는 섹시코드, 각선미를 드러낸 의상, 심장을 두드리는 묵직하고 빠른 비트가 그러하다. 가부장적 기조가 강하게 남아있는 북측에게는 가사 역시 파격적이다. 가사는 제목과는 달리 나쁜 남자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다. 오히려 자신에게 무심한 표정과 관심 없는 말투로 대하는 남성을 유혹하는 여성의 이야기다. “내가 이겼어”, “bad boy down”이라는 가사에서는 두 팔을 들어 아래를 가리키는 안무를 선보이기도 한다.
2002년에도 베이비복스, 신화가 평양에서 공연한 바 있지만 당시 관객들의 반응은 경직되어 있었다. 반응은 10년 전과는 달랐다. 평양 관객들은 무대를 마치고 숨을 고르는 레드벨벳에게 박수를 건넸다. 멤버 웬디는 “반응이 없어도 최선을 다하자고 했는데 관객들이 호응을 많이 해주셨다”고 소감을 밝혔다. 멤버 슬기는 “마지막에 선배님들과 같이 노래를 부르는 데 북측 분들도 같이 부르더라”며 “같이 부르는데 우리가 한민족이라는게 느껴져서 눈물이 났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혼란스런 맘이겠지 상상조차 못할 거야
honlanseuleon mam-igetji sangsangjocha mothal geoya
헤어나려 노력해도 어떤 작은 틈도 없어
heeonalyeo nolyeoghaedo eotteon jag-eun teumdo eobs-eo
정답은 정해져 있어 자연스럽게 넌 따라와
jeongdab-eun jeonghaejyeo iss-eo jayeonseuleobge neon ttalawa
난 널 선택해 난 널 선택했어 이미
nan neol seontaeghae nan neol seontaeghaess-eo imi
홀린 듯 날 따라와 모두 환호해 말했지
hollin deut nal ttalawa modu hwanhohae malhaessji
결관 항상 같아 거봐 내가 또 이겼어
gyeolgwan hangsang gat-a geobwa naega tto igyeoss-eo
너무 쉽겐 오지 마 재미없잖아 이제 넌
neomu swibgen oji ma jaemieobsjanh-a ije neon Ooh ooh
벗어날 수 없어 내겐 쉽지
Bad boy down beos-eonal su eobs-eo naegen swibji Bad boy down
기자 이동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