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동방신기는 모든 것을 흡수하는 화이트 같은 그룹이에요.”
어느덧 30대에 접어든 아이돌 그룹 동방신기가 새롭게 활동을 재개하는 일성을 전했다. 2004년 데뷔 후 이제는 ‘중견’이라는 수식어가 썩 잘 어울리는 동방신기. 팬클럽 회원 수만 80만 명이 넘어 한국 기네스북에 등록되기도 했던 그들은 이제 군복무까지 마치고 다시 팬들 앞에 섰다. ‘소년’이 아니라 ‘남자’가 된 셈이다.
“색으로 표현하자면 이전까지 동방신기는 레드(red)였던 것 같아요. 레드로 강하게 빛났다면, 새 앨범을 준비하면서는 하얀색(white)이 됐다고 느꼈어요. 하얀색 바탕이 돼서 빨강, 파랑, 보라 등 여러 색을 흡수할 수 있는 연령대와 노하우가 생긴 거죠.”(유노윤호)
동방신기가 약 2년 8개월 만에 정규 8집 <뉴 챕터 #1: 더 찬스 오브 러브>를 발매했다. 새 앨범에는 동방신기 두 멤버의 손때가 곳곳에 묻었다. 유노윤호와 최강창민이 기획 단계부터 콘셉트, 곡 선정, 스토리 구성 등에 직접 참여했다. 영국 프로듀싱팀 런던노이즈, 캐나다 출신의 실력파 작곡가 매튜 티슬러, SM 대표 프로듀서 유영진 등이 참여해 완성도를 높였다.
“이번 앨범은 매거진처럼 다양한 콘셉트로 가자는 게 윤호 형의 아이디어였어요. 그동안 둘의 의견들을 앨범에 많이 반영을 시키려고 해왔는데, 이번 앨범이 우리 둘의 생각이 가장 많이 담긴 앨범인 것 같아요. 윤호 형은 특히 뮤직비디오와 재킷, 앨범, 곡 선정 등에 신경을 많이 썼어요. 다른 스태프도 물론 고생하셨지만 윤호 형이 제일 신경을 많이 쓰고 고생한 앨범이 아닌가 싶어요.”(최강창민)
동방신기의 무대는 여전히 힘이 넘친다. 발랄함이 강조됐던 10대와 열정이 분출하던 20대를 넘어, 이제는 관록과 노련미가 곳곳에서 묻어난다. 동방신기 특유의 칼군무가 빛을 발하지만 표정에서는 한층 여유가 느껴진다. 후배 그룹들이 흉내낼 수 없는 동방신기 만의 강점이다.
“무대를 마친 후에 땀을 삐질삐질 흘리는데 여유가 느껴진다고 말씀을 해주시니 송구스럽네요. (웃음) 이제는 30대 청년이 되다 보니 예전보다 조금 더 여유가 생긴 것도 사실이에요. 팬들이 오래 기다려 주신 만큼 다같이 즐길 수 있는 앨범으로 돌아올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이번에 MBC 예능 <나 혼자 산다>에도 출연했는데, 그렇게 대중에게 조금 더 친숙하게 다가갈 예정이에요.”(최강창민)
동방신기의 달라진 행보 중 하나는 SNS를 시작했다는 것이다. 동방신기가 속한 SM엔터테인먼트 출신 스타들의 특징 중 하나는 ‘신비주의’다. 무대나 TV 밖에서는 좀처럼 그들의 사생활을 만나기 쉽지 않다. 하지만 동방신기 멤버들은 SNS를 통해 팬들과 일상을 공유하며 보다 친근함을 강조하고 있다. 당연히 팬들은 두 손 들고 반기는 분위기다. 동방신기로 대변되는 두 사람에게, 과연 동방신기는 어떤 의미일까?
“동방신기를 준비하고 살아온 지금까지가 제 인생의 절반을 넘어요. 동방신기는 집이라고 표현하고 싶어요. 동방신기라는 집을 많은 팬과 스태프, 그 외 우리를 소중하게 생각해 주시는 분들과 함께 인테리어하고 있는 것 같아요. 누군가에게는 우리의 음악과 이야기가 하나의 감동이 될 거고, ‘동방신기처럼 뭔가를 해 봐야지’ 하는 동기도 될 수 있지 않을까요? 앞으로의 동방신기의 행보가 저 역시 기대돼요. 진정성 있게 가고 싶어요.”(유노윤호)
현재 활동 중인 적잖은 아이돌 그룹의 멤버들이 ‘동방신기를 보며 가수의 꿈을 키웠다’고 말하곤 한다. 이제는 그들은 후배이자 동방신기의 라이벌이기도 하다. 그들 중 동방신기의 눈길을 끄는 그룹은 누구일까?
“그 분들이 우리를 보고 가수의 꿈을 키웠는지는 모르겠지만 방탄소년단이 제일 먼저 떠오른다는 걸 숨길 수 없어요. 워낙 잘하는 후배들이기 때문에 눈에 들어오더라고요.”(최강창민)
“눈여겨보는 후배들이 생각보다 많아요. 굳이 고르기 힘든데 저 역시 방탄소년단을 꼽고 싶어요.. 무대를 집어삼키려는 에너지가 대단한 것 같아요. 또 무대를 진심으로 대한다는 느낌을 받았죠. 그 다음으로는 세븐틴을 꼽고 싶어요. 가능성이 많은 친구들 같아요. 개인적으로는 더보이즈에게 고마움을 느꼈어요. 얼마 전에 만날 기회가 있었는데 ‘진짜 보고 싶었다’고 하면서 울더군요. 그게 너무 진정성 있게 다가와서 제가 오히려 놀랐던 기억이 나요.”(유노윤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