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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주 보지 않아야 같은 곳은 본다. … 友 2

‘和而不同’, 친구는 조화의 대상이지, 또 다른 내가 아니다. 친구만이 같은 오른손을 내밀 수 있다.

© Myriams-Fotos, 출처 Pixabay

사람은 누구나 하나의 오른손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같은 오른손을 내밀 수 있는 이는 내가 아닌 친구뿐이다. 친구가 아니면 내게 손을 내밀어 주지 않는다. 
이렇게 다르기 때문에 우린 친구와 같은 한가지 일을 할 수 있다.
재미있는 게 중국의 대화 모양이다. 세계에서 사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독특한 것이 중국인들의 거실 배치다. 무협 영화를 보면 자주 등장하니 누구나 한 번쯤은 봤을 듯싶다. 
중국인 거실에서 차를 마시는 탁자는 마주 보지 않도록 구성돼 있다. 두 사람이 차를 마시면서 한 방향을 보고 이야기하도록 구성돼 있는 것이다. 대화는 상대방과 같은 곳, 같은 비전을 가지고 해야 한다는 함의를 담고 있는 것이다. 
그러고 보면 실생활에서 서로 대화가 잘 안될수록 얼굴을 맞대게 된다. 
중국 거실 배치의 묘미는 얼굴을 맞대지는 않지만 귀는 더욱 가까이 둔다는 것이다. 같은 방향을 보고 이야기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귀를 더 가까이 상대방 입에 두게 된다. 둘만의 은밀한 비밀 이야기가 하기 쉽다는 의미다. 서로 눈을 마주치고, 얼굴을 맞대고서는 귓속말을 하기 어렵다.
갑골문자의 친구는 같은 손으로 같은 방향을 향하고 있다. 친구란 단순히 같은 곳, 같은 비전을 갖는데 그치지 않고 함께하는 일을 도모(圖謀) 하는 것이다.
세상에 큰일을 혼자 한 사람은 없다. 많은 사람의 오른 손들이 모여 큰일이 일어난다. 세상의 많은 오른손을 모은 이가 세상의 큰일을 하는 것이다. 결국 친구가 많은 이가 큰일을 하는 것이다. 
'또 다른 내'가 아니라 수많은 '너'가 모여 큰일을 해내는 것이다. 그게 바로 조화다.
이쯤 되면 혹자는 또 유명한 문구를 떠올린다.  

德不孤, 必有邻
é bú gū, bì yǒu lín
덕이 높은 자는 반드시 이웃이 있다.
© aaronburden, 출처 Unsplash

덕이 높으면 반드시 친구가 있다. 역시 괜한 말이 아니다. 
벗 우 자에 반해 한자어 친구親舊는 말 그대로 '오래 가까이 지냈다'라는 뜻이다. 악수를 하고 함께 일을 도모한다는 우 자와는 차이가 있다. 오래된 이가 반드시 벗 우 友는 아니다. 그냥 오래된 이가 아니라 벗이 있어야 한다. 나이가 들수록 더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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