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노예에서 주인으로 민 民3

백성 민은 노동계층이었다. 다스림의 대상이었지, 다스림의 주체가 아니었다.

  

 © Couleur, 출처 Pixabay 

 

우리 동양의 민주주의는 애초부터 철인정치 개념에 뿌리를 두고 있다. 철인은 스스로 나기도 하지만, 백성이 믿고 따를 때 만들어진다. 그런 믿음을 쌓아가는 게 우리 동양에서 '덕치'요, '선정'이었다.
이런 점에서 동양의 민주는 서양의 ‘democracy’와 차이가 있다. democracy를 ‘민주주의(民主主義)’라고 번역하고 있지만 두 단어 어근의 의미는 사뭇 다르다. 
영어의 ‘democracy’는 민중을 뜻하는 ‘demos’와 지배를 뜻하는 ‘kratos’가 결합된 단어다. 즉 대중, 다수가 지배하는 사회라는 현대적 의미를 처음부터 가지고 있다. 하지만 우리가 살폈듯 동양의 ‘민주’는 그렇지 않다. 옛 중국에서 ‘민주’는 ‘민의 주인’, 즉 군주를 의미하는 것이었다. 
동양의 역사에서 백성 민은 스스로 군주를 저버리는 게 유일한 대안이었다. 산속에서 숨어 살거나, 산 속에서 뭉쳐 도적이 될 뿐이었다. 앞서 보았듯 백성 민은 노동자를 의미했다. 노동하지 않는 민은 더이상 민이 아니었다. 화적, 중국에서는 流氓liúmáng이라 불렸다.
결국 동양에서는 민의 개념은 맹자가 규정한 개념의 틀에 머물고 말았다. 
여기서 한가지 짚고 가야할 게 있다. 민은 복수인가? 단수인가 하는 점이다. 동양에서는 추상화, 개념화 과정에서 현실의 복수를 단수화해 쓰는 경우가 많다. 한자의 특성이다. 대표적인 게 중국에서 흔히 쓰는 '대가'大家라는 표현이다. 대가는 우리 말로 '여러분'이라는 뜻의 복수를 의미하지만, 그 전체와 맞먹는 위대한 한 사람이란 뜻도 있다. '서양미술의 대가'라는 표현이 바로 그것이다.
다시 민이다. 그럼 민은 복수일까? 단수일까? 단어 의미는 '대가'처럼 복수와 단수를 모두 의미한다. 
하지만 맹자가 규정한 민은 국민, 인민의 민, 복수의 의미다. 영어로 'people'이지 'individual'이 아니다. 이 전체 인민과 맞먹는 게 황제다. 그래서 황제, 지도자들은 항상 개별적인 민보다 옳은 것이다. 하나의 민을 위해서 다수의 민이 희생하는 건 누가 봐도 옳지 않기 때문이다.
이 복수와 단수의 문제는 단순한 듯 하지만 민주주의의 근본적 이해와 맞물려 있다. 개인주의적 민주냐, 전체주의적 민주냐는 문제는 오늘날 공산 독재를 하는 중국이 직면한 문제이고, 1900년대 초 동양에서 처음으로 서양의 문물을 가장 주동적으로 적극적으로 받아들였던 일본 지식인들의 고민이기도 했다. 

 

 

 

 

 

 

 

 

© Leopold13, 출처 Pixabay


사회

더보기
중국 '전문 학사' 제도 상용화되나
중국에서 ‘전문학사’ 양성이 새로운 화두가 되고 있다. 최근 정저우철도직업기술대학이 2025년 단독 시험 모집 요강에서 여러 전공에서 학사 졸업생을 모집한다고 명확히 밝혔다. 대졸자를 대상으로 새롭게 전문 직업교육을 하는 과정이다. 이에 따라 ‘학사→전문학사(본승전)’ 현상이 뜨거운 화제로 떠올랐다. 사실, 직업대학이 학사 출신을 모집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었다. 광둥 영남직업기술대학은 최근 2년간 기술 자격증을 다시 취득하려는 학사 및 석사 졸업생을 모집했고, 누적 인원이 150명을 넘었다. 산둥 칭다오 기술사양성학원은 2009년부터 ‘대학생 기능사반’을 개설해 지금까지 10여 기를 운영했으며, 이들 중에는 산둥대, 베이징과학기술대 등 ‘985’, ‘211’ 대학 출신 학사 졸업생도 있었다. 단지 고등직업학교가 단독 모집에서 학사생을 모집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일부 학사생들이 다시 전문 기술을 배우기 위해 ‘재진학’을 선택하기도 했다. 심지어 최근 몇 년간 직업학사 교육이 점차 자리 잡으면서, 일부 고득점 수험생들이 명문대를 포기하고 직업학사대학을 택하기도 했으며, 이는 사회 전반의 직업교육에 대한 편견을 지속적으로 뒤집고 있는 흐름이었다. 이러한 현상

문화

더보기
중국 '가오카오 소비' 새로운 소비 트랜드로 자리 잡아
"'가오카오 소비'를 잡아라!" 중국판 대입고사인 '가오카오'가 중국 유통업계의 새로운 소비 트랜드로 자리 잡고 있다. 규모가 커지면서 중국 전체 소비액에 영향을 미칠 정도가 돼고 있다. 시험이 끝나고 백만이 넘는 수험생들이 시험을 준비하며 억눌린 감정을 소비로 해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부모 입장에서 고생한 자녀들을 위한 다양한 소비를 지원하고 나서면서 중국에서는 '가오카오 소비'라는 새로운 트랜드를 만들고 있는 것이다. 중국 상인이나 유통회사들은 물론, 당국도 이를 지목하고 더 많은 다양한 소비를 만들어 내려 노력하고 있다. 다양한 소비 촉진 이벤트를 만들어 가오카오 소비가 더욱 건전한 방향으로 국가 경제에 이득이 되도록 만들고 있는 것이다. CMG 등 중국 매체들에 따르면 올 2025년 중국 대학 입학시험이 막을 내리면서, 수험생들을 중심으로 한 ‘청춘 소비’ 열기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졸업 여행부터 전자기기 구매, 자격증 취득과 자기 관리까지, 대학입시 이후의 ‘보상 소비’와 ‘계획 소비’가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소비형태는 여행부터 전자제품, 자기 계발까지 다양하다. 말 그대로 수험생들이 "이제는 나만을 위한 시간”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