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의 경제 보복에 따른 일제 불매 운동의 영향으로, 일본 브랜드 차량의 국내 판매 부진이 이어지고 있으나 점차 회복세를 보이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내 자동차 산업은 생산, 내수, 수출이 모두 감소세를 보이는 가운데, 그나마 친환경차의 활약이 돋보이고 있다.
13일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달(11월) 국내 자동차 산업 실적을 분석한 결과, 작년 동기간 대비 생산은 11.3%, 내수는 1.3%, 수출은 8.6% 각각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생산은 올해 월평균(32만8천463대)보다 많은 34만6천377대였으나, 작년 동기간(39만562대) 호조에 따른 기저효과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산업부는 “특히 기아차 K5, 카니발 등의 신차 주기가 도래한 데다, 한국지엠(GM)의 트랙스 물량 감소, 유럽 수출 중단, 르노삼성의 닛산로그 위탁 물량 감소 등 악재가 쌓인 것이 부진의 요인이 됐다”고 밝혔다.
다만 현대차의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생산은 8만6천993대로, 작년 같은 달보다 22.0% 증가했다.
내수는 국산차가 1년 전보다 3.1% 감소한 반면, 수입차는 8.9% 증가하면서 전체적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3% 줄어든 16만586대로 조사됐다.
국산차는 현대차 그랜저와 기아차 K7 등의 신차 효과가 있었으나, 전반적으로 미미한 결과를 보였다. 현대차가 1.5% 감소하면서 '선방'했으나, 기아차(-11.7%)와 한국GM(-17.0%), 쌍용차(-10.6%) 등은 두자릿수 감소율에 그쳤다.
한편 수입차는 일본 브랜드가 2천357대로, 작년 동기간보다 56.4%나 감소했다. 부진은 일본 정부의 수입 규제가 발표됐던 7월(-17.2%)을 시작으로 8월(-56.9%), 9월(-59.8%), 10월(-58.4%)에 이어 계속됐다.
그러나 지난 7월(2천674대) 이후 4개월 만에 처음으로 2천대를 넘어서면서, 회복 국면으로 접어든 게 아니냐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앞서 일본차 판매는 8월(1천398대), 9월(1천103대), 10월(1천977대)에 모두 2천대를 밑돌았던 바 있다.
독일 브랜드는 지난해 하반기 BMW 차량 화재 사건 등에 따른 판매 감소의 기저 효과와 폭스바겐 티구안, 아우디 Q7·A6 등 신차 효과 등에 힘입어 1년 전보다 29.7%나 늘었다.
지난달 수출은 위탁생산 물량 감소, 기저효과 등으로 8.6% 줄어든 21만7천498대로 드러났다. 다만 상대적으로 고가인 SUV와 친환경차 수출이 호조를 보이면서, 금액 기준으로는 감소율이 1.4%에 그쳤다. 또한 올들어 누적 수출액(392억9천만달러)은 작년 동기간 대비 오히려 5.9%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별로는 지난달 북미(3.9%), 중동(48%), 동유럽(0.4%)에 대한 수출은 늘었으나, 나머지 지역은 모두 감소했다.
친환경차의 경우 내수가 19.2% 줄어든 1만2천766대였으나, 수소차는 1년 전의 4.4배 수준인 699대나 팔리면서 역대 최고치를 달성했다.
수출은 유럽 시장의 호조에 힘입어 24.1%나 증가한 2만8천597대로 신기록이었으며, 수소차 수출은 60대로 185.7% 증가했다.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도 각각 9천492대와 4천45대로, 124.6%와 45.1% 증가했다.
자동차부품의 수출 실적은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 중국 등 해외생산 감소, 유로존 경기 둔화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9.4% 줄어든 17억7천달러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