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전술 36계 (三十六计) 제14 계 : 지에시 환훈 < 借尸 还魂 [jiè shī huán hún] > : 상징성을 잘 활용해 그 상징이 가진 힘으로 대세를 이뤄라.
문자그대로 해석하자면 , ' 시체를 빌어 그 혼을 되살린다 ' 는 말 인데, 어떤 그럴듯한 명분이 있는 인물을 잘 활용해 그 인물의 상징성에 혹하는 사람들을 잘 이용하라는 뜻이다.
어떤 일을 도모할 때, 주된 주동자의 카리스마가 약하다면 세를 규합할 수 없을 것이다.
그래서 어떤 상징성이 있는 인물을, 설사 그 인물이 죽은 사람이라 하더라도 그 죽은 인물을 거사의 대의로 삼거나, 그 죽은 인물의 유지를 받들었다는 식으로 명분을 만들면, 즉 그 죽은 이의 혼백을 불러, 그 죽은 인물을 숭상하고 따랐던 사람들을 규합해서 대사를 치루라는 말이다.
36계의 제 14계의 ' 지에시 환훈 ' 이란 명언이 나온 고사는 기원전 233년중국을 최초로 통일했던 진시황의 사후에 벌어진 진나라의 멸망과 관련됐다.
즉 진시황이 기원전 221년에 자신의 통일영토를 네번째 주유하던 중 객지에서 사망하자, 환관 조고가 진시황의 유서를 조작해, 유능하고 인심을 얻은 첫째 아들인 부소에게 사약을 내려 자진케 하고, 자신이 조종하고 있던 둘째 왕자인 호해로 하여금 왕위를 잇게 한다.
이후 늙은 환관 조고는 호해를 앞세워 폭정을 일삼기 시작하자, 진시황이 복속시킨 초나라 제나라등 과거 전국 5패국 의 백성들의 원성이 자자해 졌다.
이런 가운데 , 초나라의 유민인 진승과 오광등이 진나라 폭정에 궐기해 중국역사상 첫 농민반란을 일으켰는데, 이 때 자신들이 상징성이 부족함을 깨닫고, 억울하게 사약을 받고 죽은 진시황의 첫 째 아들 부소(扶苏) 와 초나라 망국의 장수였던 항연 (项燕 ) 의 원혼을 달랜다는 명분을 내걸어 세를 모았었다는 고사가 있다.
또 다른 고사도 있는데 , 이후 위. 촉. 오. 삼국의 쟁패과정에서, 죽은 제갈공명의 나무 인형으로 추격하던 사마의를 혼비백산하게 했다는 얘기등 , 유명인물을 활용한 예가 적지 않다.
고대중국에서 뿐만 아니라 세계 인류사를 통틀고 바로 오늘의 현대 정치쟁패를 위한 선거과정에서까지, 과거의 인물이나 그 사상을 조직의 기치나 캠페인으로 내거는 행위들과 전법들은 모두, 바로 이 지에시 환훈 < 借尸 还魂 [jiè shī huán hún] > 의 계를 실행하고 있는 살아있는 예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