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당국의 코로나19 방역 봉쇄로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의 90%가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견 당연하지만, 그 수치가 조사를 통해 보다 정확히 알려졌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한국무역협회 상하이지부가 최근 중국 내 177개 한국 기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 기업의 88.1%가 고강도 방역 조치로 인해 기업 경영에 피해 또는 부정적 영향을 받았다고 답했다.
특히 올해 상반기 매출이 감소했다고 응답한 기업은 97.4%에 달했다. 작년 동기 대비 매출 감소율이 50%가 넘는 기업은 31.4%였다.
또한 응답 기업의 95.5%는 매출 감소가 올해 하반기까지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상반기에 투자와 고용이 감소한 기업은 각각 전체의 69.9%와 66.7%였고, 하반기에 투자와 고용 피해가 커질 것으로 예상하는 기업은 각각 70.5%와 67.3%였다.
한국 기업들은 중국의 고강도 방역 정책으로 인한 주요 애로사항으로 '이동 제한'(16.8%), '영업·마케팅 활동 제한'(16.8%), '물류·공급망 차질'(15.9%) 등을 꼽았다.
봉쇄령 해제 이후 업무 정상화 정도를 묻는 질문에는 '50% 이하'라고 응답한 기업이 41.5%였고, '30% 이하' 답변도 22.4%에 달했다.
다만 제조업과 비제조업 간 업무 정상화 속도에는 차이가 있었다.
업무 정상화를 70% 이상 달성했다고 답한 기업은 제조업의 경우 68.3%였던 반면 비제조업은 28.3%로 2배 이상 차이가 났다.
한편 향후 중국 내 사업 계획에 대해서는 절반이 넘는 55.3%의 기업들이 사업 축소·중단·철수·이전 등을 고려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기존 사업계획을 유지하겠다는 응답은 35.9%였고, 사업을 더 확대한다는 답변은 7.3%에 불과했다. 사실 한국 기업에 대한 중국의 경영환경은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 국내 기업들의 빠른 발전로 기술 격차도 줄어들면서 생산단가 경쟁이 불리하는 한국 기업들은 경쟁력이 갈수록 약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