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와 중국 간 묘한 기류가 흐르면서 중국의 원유, 가스 수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한동안 중국에 저렴한 가격으로 원유와 가스를 공급하던 러시아가 돌연 천연가스에 대한 공급을 중단했기 때문이다.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국영 가스회사 가스프롬이 ‘시베리아의 힘(Power of Siberia)’ 가스관을 통한 중국에 대한 가스공급을 일주일간 중단하기로 했다. 기간은 22일부터 29일까지 일주일이다. 일단 가스프롬 측은 예정된 점검 작업을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최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에서 비쳐진 미묘한 양국의 기류 변화와 연관돼 고의에 의한 것이라는 분석이 더 힘을 얻고 있다. 앞서 러시아는 독일을 압박하기 위해 가스 공급을 중단했기 때문이다. 당시도 공식적인 이유는 ‘점검’이었다. 물론 실제 점검이 원인일 수도 있다. 중국석유천연가스그룹(CNPC)과의 계약에 따라 가스프롬은 매년 봄과 가을 두 차례 가스관 안전 점검을 한다고 알려져 있다. 중러 연결 '시베리아의 힘' 가스관은 길이 2000㎞가 넘는다. 이 관을 통해 러시아는 2019년 12월부터 동시베리아 최대 규모인 차얀다 가스전에서 생산한
중국이 티베트 지역에서 셰일 오일 추출에 나선다. 셰일 오일은 바위 틈에 녹아 있는 오일을 추출해 내는 기술이다. 미국이 이 기술을 개발하면서 최대 원유 생산국이 됐다. 다만 중동 오일보다 아무래도 생산가가 높다는 게 단점이다. 하지만 중국은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이다. 연간 사용하는 원유의 3분의 2가량이 수입산이다. 사우디아라비아의 경우 원유 수출 물량의 4분의 1이 넘는 하루 평균 176만 배럴을 중국으로 보내고 있다. 글로벌 에너지, 원자재 공급망의 중요성이 과거 어느 때보다 커지면서 중국이 대규모 셰일오일 개발에 나선 것이다. 실제 그동안 글로벌 석유 값은 배럴당 70달러를 기준으로 안정적 유지를 해왔는데, 그 이면에는 미국의 셰일 오일 생산량 조절이 큰 역할을 해왔다. 70달러가 넘어서면 셰일가스가 경제력을 갖춰 생산을 늘리면서 전반적인 물량 공급을 조정해줬던 것이다. 그러나 최근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에 대한 미국 등의 제재가 이뤄지면서 원유값이 이 같은 조정 기능을 넘어서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자연스럽게 중국도 그 영향권에 들면서 셰일 오일 생산 기능을 빠르게 완비하고 나선 것이다. 중국석유천연가스그룹(CNPC) 칭하이유전지사는 최근
1. 중동이 기울고 있다 “금주 중동 6개국 외교장관이 중국을 방문했다. 중국 외교사상 드문 일이다. 올해 첫 해외 순방을 마친 왕이 외교부 부장이 6개국 장관들과 개별 회담을 진행했다.” 2022년 1월 16일자 중국 언론의 기사다. 의미심장하다. 본래 중국의 새해 첫 외교 대상은 항상 아프리카였다. 올해도 아프리카에 대한 중국의 애정은 식지 않았다. 하지만 2022년 들어 새로운 코드가 생겼다. 바로 ‘중동’이다. 중국 스스로가 ‘드문 일’이라고 평했다. 바로 중동 6개국 외무장관들이 모두 중국으로 몰려든 것이다. 사우디아라비아, 바레인, 쿠웨이트, 오만, 터키, 이란 외무장관들이다. 사우디와 바레인, 쿠웨이트, 오만 4개국 외무장관들은 10~14일, 터키는 12일, 이란은 14일 중국을 방문했다. 사우디, 바레인, 쿠웨이트, 오만 4개국은 걸프협력회의(GCC) 회원국들이다. 자연스럽게 나예프 알 하즈라프 GCC 사무총장도 이들 4개국 외교장관들과 함께 중국을 찾았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이들과 일일이 개별 회담을 했다. “타이완 문제와 신장 위구르 인권 문제에서 중국의 입장을 지지한다.” 회담 직후 나온 중동 외교장관들의 반응이다. 이들은 또 미국
1. 중동에서 생긴 일 거대한 사막의 중동은 매일 총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세계대전의 축소판이다. 간단히 세계 강대국들의 ‘배틀 그라운드’다. 크게 보면 두 패다. 미국과 유럽 그리고 이에 맞서는 중국과 러시아가 들어가 대리단체들을 지원하며 중동의 황량한 사막에서 총격전을 펼친다. 현지 각국, 각종 무장 단체들이 자신들의 이익인 ‘지역제패’와 자신들을 지원하는 강대국의 ‘이익 극대화’를 걸고 전투를 벌인다. 현지에서 거는 건 ‘목숨’이고, 뒤에 숨어 지원을 하는 강대국들이 거는 것은 ‘장대한 이익’이다. 바로 중동 문제가 복잡한 이유다. 현지 각국, 각 단체들의 이해관계와 그들의 배경이 되는 세계 강대국들의 이익이 난마처럼 얽혀있는 것이다. 이 정도만해도 복잡한데 현지 각국과 각 단체들간의 이해관계가 근본적인 종교문제라는 점은 사태를 더욱 해결하기 어렵게 만든다. 본래 부모를 죽인 원수를 종교적 이유로 용서할 수는 있어도 종교적 적을 용서할 길은 없는 법이다. 나의 사후세계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현지 무장단체들 모두가 종교적 신념으로 총을 든다. ‘애병무적’이라는 노자의 말이 생각나는 대목이다. 세상에 가장 강한 군을 만들어 내는 것은 가족, 이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