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기본적인 사고 방식을 ‘축’과 ‘강목’(綱目)이라고 한다. 축은 사물을 꿰뚫는 본질, 즉 뼈이며, 강목을 그 본질을 둘러싼 근육이다. 사물은 그렇게 뼈와 근육이 있어 움직이는 것이고, 이 같은 강목 사상을 통해 사물의 움직임을 파악하고, 관리하는 게 바로 중국의 전통적인 사고 방식이다.
강목사상은 본래 주희가 성리학을 집대성하면서 정리했다고 한다. 주희가 사서 ‘자치통감’을 정리하면서 강과 목으로 나눠 내용을 정리해 나온 말이다.
하지만 중국의 강목 사상은 이미 제자백가 시절부터 큰 틀에서 정리가 완성된 것으로 봐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노자의 ‘도덕경’ 속에서도 이 같은 강목 사상에 대한 언급이 나온다. 하늘의 도는 그물처럼 성글지만 빈틈이 없다는 데 우주의 원리가 강목 사상으로 정리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강목사상은 흔히 그물망에 비유된다. 그물의 눈들을 파악해 그물의 전체를 파악하고 관리하는 것이다. 축은 굳이 비견하자면 그물을 지탱하는 큰 막대에 비견할 수 있을 것이다.
현대 중국에서도 이 같은 강목 사상의 발전관이 나타난다. 덩샤오핑이야 말로 이 사고 방식을 DNA 속에 갖춘 인물이 아닌가 싶다.
덩샤오핑의 개혁개방 방식에는 이 같은 축과 강목사상의 발전관이 녹아 들어 있다. 텐트를 칠 때, 혹은 그물을 칠 때 주요한 그물 눈만 들어올리듯 중국 개혁개방은 거점 도시의 발전에서 시작하도록 구상됐다. 덩샤오핑의 ‘선부론’이 바로 그것이다. “먼저 능력 있는 이들이 부자가 돼 나머지를 부자가 되도록 이끌라”, 바로 덩샤오핑의 개혁개방 일성이었다. 국가 전체로는 처음 베이징, 상하이 등 성급 도시들이 발전하기 시작했고, 그 뒤를 주요 성들의 성도들이 따랐다. 소위 1선 도시, 2선 도시, 3선 도시들이다.
이제 개혁개방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현급 발전이 중국 당국의 화두다. 개혁개방의 실질적 완성단계에 들어가기 위해서 현급에서 생산되는 부가가치가 늘어야 하는 것이다. 중국 당국은 현급 도시들의 발전에 힘썼고, 그 결과가 마을 단위 기업들이 중국 500대 기업 중 하나로 등장하는 사례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중국은 국내총생산(GDP)는 약 18조 달러에 이른다. 미국의 뒤를 이어 부동의 세계 2위다. 하지만 미국은 이 같은 부가가치 생산을 글로벌 기업들이 주도하고 있다. 지역 연계는 기업의 헤드쿼터가 거주하는 정도다.
중국처럼 현급 도시들이 나서 기업을 만들고, 그 부가가치를 키워가는 방식과는 차이가 있다. 자연히 미국은 부자는 그냥 부자일 뿐 지역과의 밀착도는 중국에 비해 크게 떨어진다. 반면 중국식 발전은 지역과 기업이 하나인 방식이어서 기업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면 마을 전체가 글로벌 기업의 주요 주주로 부자가 되는 결과가 나온다.
물론 미국식이 옳은 지, 중국식이 옳은 지 결과는 두고 봐야 할 일이다. 미국식은 전통 자본주의 방식으로 그 운행방식이 어느 정도 증명됐지만, 중국식 방식은 아직 실험 단계에 머물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중국 현 단위 도시들의 부가가치 생산은 빠르게 늘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의 부가가치 생산 톱 10 현급 도시들을 살펴봤다.
1위는 쿤산시가 차지했다. 상하이 서북쪽 장쑤성 쑤저우시에 속한 현급 시다. 지역생산 총액은 5140억 6000만 위안에 달했다. 이는 2위 장인시의 4960억 5100만 위안보다 2000만 위안 가량 많은 수치다.
1위 쿤산시
2위 장인시
3위 장자강시
4위 진장시
5위 창수시
6위 츠시시
7위 선무시
8위 이싱시
9위 장사시
10위 이우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