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농촌 캥거루족’들이 출현하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캥거루족이란 부모의 품에 안겨 부모의 지원 없이는 못 사는 청소년을 의미한다. 중국 사회 논란이 되고 있는 ‘농촌 캥거루족’들은 말 그대로 농촌에 사는 젊은 이들이 부모의 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사는 것을 말한다.
좀 특이한 점은 중국 농촌 캥거루족은 청년만 의미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중장년 층 캥거루족도 적지 않다고 중국 매체들은 전한다.
이 같은 소식에 중 네티즌들은 “ 농촌만의 문제가 아니다”, “심층적 분석을 통한 대응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최근 중국 한 매체는 농촌에서 20세에서 40세 사이의 중장년층 사이에 캥거루족 현상이 심화하고 있는 현실을 고발했다. 특히 젊은 층은 직장 생활을 하고도 수입이 지출에 못 미치거나 집에서 무직으로 지내는 경우가 많았고, 30대 이상은 부모의 도움으로 차량을 구입하거나 주택 대출을 갚는 일이 잦았다.
일부 부모들은 자신의 노후 자금을 자녀와 손자에게 지원하고 있었다.
실제 중부 농촌 지역의 22세 대학생 왕 씨는 올해 졸업했으나 아직 취업하지 못해 몇 개월째 집에 머무르고 있었다.
그는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기 위해 집에서 공부하려는 계획을 세우며 “현재 취업 상황이 좋지 않아 민간 기업에서 일하느니 차라리 공무원 시험 준비에 집중하고 싶다. 몇몇 선배들도 2~3년 동안 집에서 공부만 한다”고 말했다.
산시성 출신의 24세 닝보(가명) 역시 직업학교를 졸업하고 몇 년간 도시에서 일했지만 종종 부모의 도움을 받아야 했다. 올해 결혼을 준비하면서 약 40만 위안(약 7,742만 원)에 달하는 집 구매와 결혼 비용 모두를 부모가 부담했다.
그는 “도시에서 일하며 일상 지출이 높아 저축이 어렵다. 부모에게 손을 벌리지 않으면 다행이고, 아이 양육은 엄두도 못 낸다”고 털어놓았다.
경제적 여유가 있는 61세 왕 차오(가명)는 아들에게 도시에서 집과 차를 전액 지원해 사주었다. 하지만 그 정도로 지원이 끝난 게 아니다. 아들의 사정에 추가로 자금 지원을 해야 했다. 그는 “부유하든 가난하든 다 ‘캥거루족’이다. 결혼 전후로도 부모를 의지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다. 도시로 일하러 간 자녀들이 자녀 양육을 부모에게 맡기는 경우가 많아 부모가 경제적 부담과 육체적 고충을 떠안고 있었다. 중부의 35세 한페이와 그의 아내는 장쑤에서 일하며 두 자녀를 부모에게 맡겼다. 그는 “우리는 1년에 두 번 정도 집에 가는데, 부모가 아이를 돌보며 생활비도 주로 부담한다”고 말했다.
경제 상황의 변화로 인해 일부 농촌 청년들은 부모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다고 여기는 경우가 있었다. 농촌 중년층은 도시에서 주로 비정규직에 종사하며 수입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가족 부양과 대출 상환의 이중 부담을 떠안고 있었다.
중국 전문가들은 농촌 캥거루족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농촌 청년들의 안정적 시민화를 위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중 네티즌들은 “농촌만의 문제가 아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결국 취업 안정이 문제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