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욕망과 욕심은 인간의 본심이다. 살아가는 이유다. 그 걸 버리면 과연 인간인가? 인간이길 포기하고 무슨 수양을 할까? 인간이 인간다운 게 그게 자연인 것을... 노자는 욕망이 나쁘다 하지 않는다. 다스리라 가르친다. - 편집자 주
“持而盈之 不如其已”(지이영지 불여기이)
“쥐고 잡으려느냐?
그냥 있는 게 낫다.”
잡고 싶으냐?
그럼
먼저 잡은 것을 놓아라.
잡는 것은
펴고서 하는 것이지
쥐고서 하는 게 아니다.
주먹으로
잡을 수
있는 건
없다.
날선 칼은
자르려는 것이고
자르다 보면
무뎌지는 게다.
날선 칼은
무딘 칼보다
항상 먼저
쓰이고, 먼저 무뎌진다.
세상의 이치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쥔 것에서
펴고,
잡고
다시 쥔다.
날이 서고
쓰이고
무뎌진다.
다시 날이 서야
쓰임이 생긴다.
재물을 모으는 것은
크게 쓰려는 것이다.
크게 쓸 줄 모르고
모으기만 하면,
쌓는 수고만 낳고
도적을 키워
스스로 지키는
고생만 낳는다.
성공이란 무엇인가?
주먹에 든 재물이다.
주먹을 펴야
새로 잡을 수 있듯
공을 세우면
떠나야
새로운 공을
다시 세울 수 있는 것이다.
도란 그렇게
물 흐르듯
사물의 흐름이
바뀌는 순서다.
쥐고
펴며
날이 서고
무뎌지고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마치 다람쥐 쳇바퀴처럼
돌고 돌지만
그렇게 돌면서
주먹은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잡고
날 선 칼은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깎으며
물은 끊임없이
세상을 씻고 또 씻는다.
성공이란 무엇이냐?
쳇바퀴가 돌며
일어난 쳇바퀴 밖의 변화다.
쳇바퀴는 그저
물처럼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그렇게
머물지 않고
흘러가는데
결국에 물이
바다가 되는 것이다.
아 저 물은
도대체 몇 번의
쳇바퀴를 돌려
저 바다가 됐는가.
물이 흐르지 않고
바다를 욕심내면
물은 마르고
주목이 펴지 않고
잡으려 하면
상처만 날뿐이다.
무딘 칼이 날을 세우지 않고
물건을 자르려 하면
칼날의 이만 더 빠질 뿐이다.
물이 웅덩이에 만족하면
바다가 되지 못하고
주먹이 한 번
잡은 것에 만족하면
다시는 잡지 못하며
칼이 한 번 벤 것에
만족하면
진정한 명검이 되지 못하듯
욕심 낼 것을 내면,
공이 따르고
공에 머물지 않으며
스스로의 쳇바퀴를
말없이 돌리다.
주어진 것을 다하고
바퀴를 멈추더라도
"나는 할 것을 했다"
할 수 있는 것이다..
노자는
그 것이 하늘의 도라 하였다.
"功成名遂身退 天之道"(공성명수신퇴 천지도)
"공을 이뤄
이름이 나면,
몸은 물러
나는 게
하늘의 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