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이 중국을 중심으로 한 러시아, 북한 등의 자금 세탁지로 변했다는 지적이 미국 의회에서 제기됐다.
글로벌 금융중심지 홍콩의 지위가 변할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중화권 매체들에 따르면 미 하원 중국 공산당 특별위원회는 최근 홍콩이 신뢰할 수 있는 글로벌 금융 중심지에서 권위주의 금융 중심지로 변모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미국 은행과의 긴밀한 관계에 대해 재고할 것을 권하는 내용의 서찰을 지난 25일 엘런 재무부 장관에게 전했다.
미 하원 중국 공산당 특별위원회는 편지에서 홍콩이 중국, 이란, 러시아, 북한 등이 중심으로 검은 자금을 유통시키는 창구 역할을 하고 있다며 홍콩이 자금세탁과 제재 회피의 중심지가 되었기 때문에 홍콩과 미국의 긴밀한 은행 관계를 재점검해야 한다고 권고 했다.
보도에 따르면 위원회는 편지에서 구체적으로 홍콩을 통해 서방이 통제하는 기술들이 러시아에 수출되고 있으며, 이란 석유를 구매하기 위한 위장 회사를 설립하고 북한의 '유령선'을 관리하고 있는 등의 내용이 언급돼 있다.
위원회는 서신에서 지난 2023년 홍콩이 러시아로 수출한 제품의 거의 40%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는 데 사용될 수 있는 반도체 제품이었다는 연구 문헌을 예로 들었다.
이번 위원회 서한에는 존 물레나르 미국 하원 중국 공산당 특별위원회 위원과 라자 크리슈나나무티 특별위원회 위원 등이 서명했다.
이들 위원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을 만나 이 같은 상황을 설명한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트럼프의 국무장관 지명자인 루비오 플로리다 상원의원 는 틱톡의 중국 소유주들이 앱 지분을 팔도록 강요하는 등 중국 문제에 대해 간여해왔다.
미국의 이 같은 움직임은 향후 글로벌 금융중심지인 홍콩의 지위에 상당한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지적된다.
그동안 중국의 홍콩에 대한 정치적 영향력과 통제력이 커지면서 외국인들이 대거 빠져나감에 따라 글로벌 금융 중심지로서의 홍콩의 위상도 약화했다. 미국의 추가적인 움직임은 이 같은 추세를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홍콩 법원은 국가 권력 전복 혐의로 40명 이상의 민주화 운동가들에게 징역형을 선고했다. 유럽과 미국 정부는 이들의 무조건 석방을 촉구했었다.
하지만 홍콩특별행정구 정부는 '공정하고 공개적인' 판결에 대한 어떠한 공격도 비방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한편 WSJ에 따르면 홍콩 정부는 이날 골드만삭스 회장 데이비드 솔로몬, 씨티그룹 CEO 제인 프레이저 등 많은 글로벌 지도자들을 초청해 금융 정상회담도 열었다.
홍콩이 돈세탁의 중심지가 됐다는 미국 의원들의 비난에 대해 홍콩 정부 대변인은 이러한 비난은 근거가 없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