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전자 박람회 CES에 참가하려던 중국인들의 비자가 무더기로 거부됐다.
CES는 미 소비자기술협회가 주관하는 연례 무역박람회다. 세계 최첨단의 IT 기술들이 접목된 전자제품 전시가 이뤄진다.
이번 비자 거부는 중국과 기술 교류를 억제하려는 미국의 의도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중국 관영매체 환구시보 역시 사설을 통해 미국의 조치를 비난했다.
2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베이징에 있는 28세의 한 테크니컬 마케터는 주중 미국 대사관에서 비자 인터뷰를 하는 동안 CES의 공식 초청장을 제시하여 전시회의 목적을 명확하게 밝혔지만 여전히 비자를 거부당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번 CES에는 1000개 이상의 중국 기술기업이 참가할 계획이며, 이는 전체 참가업체의 3분의 1에 해당한다.
관련해 양하이잉(楊海英) 일본 시즈오카대 교수는 자유아시아방송과 인터뷰에서 "미국이 중국 기업 직원들의 미국 방문을 거부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라며 "첫 번째는 중국 기업이 미국 내 전시회를 통해 선진 기술을 획득하려는 채널을 차단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둘째는 중국이 다양한 채널을 통해 미국의 첨단기술을 훔칠 것을 우려하고 있다"며 "이번 전시회는 미국 뿐만 아니라 전 세계 유수 기업들이 참여하기 때문에 중국 기업의 입국이 허용되지 않았을 수 있다"고 말했다. ”
뉴욕에 본사를 둔 컨설팅 회사 아이엠팩트(iMpact)의 설립자 크리스 페레이라도 협력 사업을 하던 중국 기업 40개 중 절반 가량이 CES 초청을 받았으나 비자가 거절됐다고 밝혔다. 그는 "이는 전례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팬데믹 기간에도 비즈니스 비자는 일반적으로 문제가 없었다는 것이다.
미국의 입장을 이해하는 이들은 중국의 모든 기업은 정부 통제를 받고 있으며, 사실상 민간기업이 없다고 봐야 한다고 지적한다.
CES는 지난 1967년 시작된 세계에서 가장 크고 영향력 있는 소비자 가전 전시회다. 전자 기술의 중요한 교류의 장이다.
중국 기업은 2018년에 1,550개 이상의 중국 기업이 박람회에 참가해 왔다. 이는 전체 참가기업의 3분의 1 가량이다.
이번 CES는 전 세계에서 약 4,000 개의 기업을 유치할 예정이다. 이번 역시 중국 참가기업은 전체 30% 정도에 이른다.
전시회 주최 측은 미국 정부에 합법적 인 비즈니스 목적으로 미국을 여행하는 전시 업체를 촉진 할 것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환구시보 역시 미 당국의 비자 발급 거부에 대해 “미국의 국무원이 직접 해명하라”고 촉구했다.
중국 과학기술업계 관계자인 치 씨는 자유아시아방송과 인터뷰에서 "소비자가전전시회에 전시되는 대부분의 콘텐츠는 고정밀 제품이 아니며 군수품 기술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태도가 지나치다는 것이다.
그는 이번 대규모 비자 발급 거부가 미국과 중국 간의 긴장 고조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보고 있다.
류펑위(劉鳳宇) 주미 중국대사관 대변인은 "CES는 중국 기업과 세계 간 교류와 협력의 중요한 플랫폼"이라며 "미국이 비자와 입국 등 구체적인 조치를 취하고 비즈니스와 과학기술 분야에서 양국 간 교류를 더 많이 지원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