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무역전’의 전운이 갈수록 짙어지는 가운데 중국이 글로벌 인재 확보에 온 힘을 다하고 있어 각국의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IT 기술 분야에서는 인재가 향후 경쟁의 승패를 좌우하는 관건이다.
중국 기업들의 글로벌 인재 확보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최근 미국의 중국에 대한 IT기술 개발 억제가 심해지면서 중국의 글로벌 인재 확보전도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최근 화웨이를 필두로 하는 다수의 중국 첨단기술 기업이 외국 과학기술 인재를 최대 3배까지 끌어들이고 있다.
대상 인재들을 보유한 각 국은 핵심 기술 보호를 위해 지적재산권 유출을 우려하고 있다.
WSJ는 독일 당국은 최근 반도체 핵심 부품 생산업체인 자이스SMT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중국 화웨이의 리쿠르트 행위에 대해 정식 조사에 착수했다.
화웨이의 자이스SMT 직원에 대한 리쿠르트 행위는 지난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화웨이 인사 담당자는 이메일과 전화를 통해 직원들에게 연락하고 현재 급여의 최대 3배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워싱턴 소재 싱크탱크인 허드슨연구소 선임연구원이자 전 미국 상무부 대외경제정책 차관보를 지낸 토머스 J. 듀스터버그는 “중국 기업들이 핵심 산업에서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최고의 엔지니어를 빼돌리는 관행은 수년 동안 이어져 왔다”고 밝혔다.
실제 화이는 설립 초기 스웨덴 에릭슨(Telefonaktiebolaget LM Ericsson)의 직원을 계속해서 빼돌린 것으로 유명하다.
에릭슨은 화웨이의 최대 글로벌 경쟁자였다.
중국 전문가들은 화웨이의 이 같은 조치는 중국 당국이 2008년부터 2018년까지 막대한 자금을 들여 실시한 글로벌 인재 확보 계획과 유사하다. 당시 중국 당국은 정부 차원에서 막대한 자금을 들여 해외 엘리트를 영입했다.
당시 영입 대상은 주로 중국계 미국인이었다. 미국 연방수사국(FBI)의 공식 웹사이트에 따르면, 이러한 프로그램은 참가자들에게 중국의 국가적, 군사적, 경제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외국 기술을 훔치도록 장려해 미국 국가안보에 위협적인 행위였다.
WSJ는 화웨이의 인재 빼돌리기는 반도체 칩 제조 분야 핵심 기업인 ASML Holding NV와 자이스 반도체 등이 주 대상이었다고 분석했다.
ASML은 특히 정밀 칩 제조 장비를 생산할 수 있는 세계 유일의 회사다. 네덜란드 정부는 이 회사가 제작하는 장치의 중국 수출을 명시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공개 채용 데이터에 따르면 화웨이는 지난 2021년부터 이전에 ASML 및 기타 서구 기업에서 리소그래피 및 광학 분야에서 일했던 수십 명의 엔지니어를 고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이 민감한 기술의 공유를 규제하기 위해 수출 관리 규정과 국제 무기 거래 규정을 도입했다. 지난 2022년에는 미국도 반도체 산업에서 중국과 개인의 협력을 더욱 엄격하게 통제할 예정이다.
하지만 미국만 중국으로의 기술유출을 막아서는 실효성이 떨어진다. 미국 규제가 실질적인 효과를 가지려면 유럽 등 동맹국도 규제 조치에 참여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