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간첩이 이번엔 영국 왕실을 뒤흔들고 있다.
영국의 찰스 3세 국왕의 동생 앤드루 왕자의 철친인 중국 사업가가 스파이 혐의를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16일 BBC중문서비스 등에 따르면 영국의 반비밀 국가안보법원은 지난 주 스파이 혐의로 양텅보(50)의 입국을 금지하는 판결을 유지했다.
양씨는 앤드루 왕자의 공식 사업 고문으로 활동하고 잇다.
앞서 양 씨가 자신의 입국을 금지하는 영국 법원 판결에 대해 특별이민항소위원회(SIAC)에 대한 항소 했었다. 양 씨의 항소가 기각된 것은 그의 스파이 혐의가 인정됐다는 의미다.
영국 법원은 양 씨가 중국이 서방 국가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 사용하는 전술인 ‘엘리트 포섭 작전’에 연루되었다는 의심 때문에 입국 금지 조치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중국인 사업가로 알려진 양 씨는 중국 공산당 통일전선부의 지원 속에 영국 상류사회에 인맥을 활용해 스파이 활동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양 씨는 지난 2020년 이래 앤드루 왕자와 인연을 맺고 활동해왔다. 앤드루 왕자의 ‘가까운 친구’로 저명 사회지도자와 정치인들로 구성된 런던 기반의 ‘48 클럽’을 구성, 데이비드 캐머런·테레사 메이 전 총리 등 영국 정계 핵심 인사들과 친분을 쌓아온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48 클럽’은 영국과 중국의 무역 촉진을 지원하기 위한 모임으로 알려졌다. 호주 연구진은 지난 2020년 출간한 책 '숨겨진 손(Hidden Hands)'에서 이 모임이 중국 정부가 영국의 고위 사업가와 정치인을 '육성'하는 통로 역할을 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고 폭로했다.
48 그룹 이사회는 양 씨에 대해 “명예 회원일 뿐”이며 "48 그룹의 업무에 관여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그룹은 양 씨에 대한 혐의에 비추어 그의 회원 자격이 취소되었다고 덧붙였다.
현재 양 씨는 영국의 상류층에서 중국 시민과 동조자를 이용하여 친베이징 메시지를 퍼뜨리는 것뿐만 아니라 관련자에 대한 개인 정보를 수집하는 활동을 벌여온 혐의를 받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양 씨에 대한 혐의가 알려지면서 영국 상류사회와 정치권은 발칵 뒤집혔다. 이언 던컨 스미스 전 보수당 대표는 “양 씨는 영국에서 '같은 일을 하는 사람들'의 빙산의 일각일 수 있다”면서 정부에 ‘외국 영향력 등록제도’의 조속한 시행을 촉구했다.
이 제도는 영국에서 활동하는 외국 로비스트들에게 그들의 활동 세부 사항을 의무적으로 공개하도록 하는 게 핵심이다.
영국은 이 제도를 이르면 2025년 중반에 시행할 예정이다. 또 외국 스파이 활동에 대한 대안도 따로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영국내 중국의 통일전선부 활동 범위 역시 규제를 받을 전망이다.
앞서 영국 국내정보국(MI5)은 그가 중국공산당 당원으로 중앙통일전선공작부를 위해 일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으며, 이에 영국 당국은 지난 2024년 3월 15일 양 씨의 거주권 취소하고 영국에서 추방했다.
양 씨의 정체가 알려진 것은 양 씨가 자신의 영국 추방에 대한 소송을 제기하면서다.
스파이 혐의를 받고 있는 양씨는 1974년 중국 출생으로 크리스 양으로 불리며 2002년 처음 영국에 와서 1년 동안 런던에서 공부한 후 요크대에서 행정학과 공공정책으로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지난 2005년 컨설팅 회사인 ‘햄프턴 그룹 인터내셔널’을 설립해 활동해 왔다.
중국 외교부는 15일 정례기자회견에 관련 질문이 나오자, “반박할 가치도 없다”라며 관련 의혹을 부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