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유명한 고사중 '자오삐 토우꽝' (凿壁借光 záo bì tōu guāng 착벽차광 ) 의 뜻은 이렇다.
가세가 빈곤하여 저녁에 불이 없어 책을 볼 수 없기에, 옆집과의 벽에 구멍을 내어, 그 사이로 들어오는 촛불의 희미한 빛으로 밤새 책을 읽고 면학에 힘쓴다"는 뜻이다.
한서( 汉书)인 시징자지( 西京杂记)에 나온 중국고사로, 기원전 200년 경 서한 ( 西汉) 의 대학자 쾅헝(匡衡) 이 어렸을 때 그렇게 공부해 뜻을 이루었다는 사자고사로, 90% 이상의 중국인들이 모두 다 아는 매우 익숙한 고사성어이다.
그런데 2천 년전 '벽에 구멍을 내어, 새어 나오는 빛으로 공부했다'는 이 고사가, 2020년 코로나 19가 엄습했던 중국 후베이성의 한 마을에서 '이웃의 와이파이를 빌어 공부한다'는 현대식 고사로 다시 태어나, 많은 중국인들사이에서 감동속에 회자되고 있어 소개한다.
후베이성의 대표신문, 후베이르빠오 (湖北日报)는, 올해 소학교 6학년인 12살 양징리학생의 감동실화를 사진과 함께 지난 5월 세상에 알렸다.
감동실화의 주인공인 양징리 학생은, 부모의 이혼후 69세인 할머니하고 단 둘이 벽촌에서 비록 가난하지만 성실근면하게 살고 있었는데, 코로나 19로 인해 학교를 가지 못하면서 일이 생겼다.
양징리학생이 사는 시골마을은, 우한시 서쪽으로 150킬로미터 떨어진 후베이성의 한 가운데 위치했다.
다행히 두 식구는 모두 감염되지 않았지만, 코로나19로 지난 2월의 2학기가 인터넷수업으로 진행하면서 막막해졌다.
가난한 집에, 유선 인터넷도 와이파이도 PC도 휴대폰도 없었기 때문이었다.
칠순을 눈앞에 둔 할머니가 바로 옆집의 루어후(罗虎)씨에 상의하자, 루어후씨는 자기집에 유선 인터넷이 들어와 와이파이도 통하니 자기 집에 와서 수업을 들으라며, 쓰지 않는 구식 휴대폰까지 빌려주었다.
이웃의 정이 당연히 고마웠지만, 7순의 할머니는 코로나 19가 엄중할 때 이웃에게도 애를 출입시키는 것도 민폐여서, 와이파이 신호가 잡힐 수 있는 이웃집 거실의 창문밖 쪽으로 책상을 놓고 우산으로 햇빛을 가리고 천으로 바람을 막은 간이 텐트를 세워 그 안에서 인터넷수업을 듣도록 했다.
이렇게 2월부터 5월까지 양징리학생은, 바람이 불거나 비가 오는 날에도, 집에서 옆집 벽에 마련된 텐트학당으로 등교했다 한다. 야외수업이기에 무더워지기 시작한 4월에는 부채로 더위를 식히고, 비가 올때는 비닐우의를 입고 앉아 인터넷수업을 들었다.
이 무렵 친척이 사정을 알고 구형 휴대폰하나를 구해줬지만, 그래도 인터넷설치까지 도울 여력은 없었기에, 이 사정을 학교에 얘기를 전해 도움을 청했다고 한다.
양징리 학생의 성실한 면학소식은 교내에 금방 소문이 퍼졌고, 단체연락방에서는 감동과 응원이 답지했다고 한다. 당연히 학교도 움직였다. 당장 기관에 보고해 이웃집 까지 들어산 인터넷을 양징리 옆집까지 연장하는 공사가 시작되었다.
양징리 학생은 이제는 할머지와 사는 집안의 작은 방에서 비와 바람을 맞지 않고 인터넷 수업을 들을 수 있게 되었다.
학생은 후베이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장래 의상디자이너가 되는 것이 꿈이라며 어른들에게 감사함을 표했다.
" 공부만 할 수있으면 돼요. 다른 어려움은 아무것도 아녜요"
이 12살 중국소녀의 당당함은, 오랬동안 기억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