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변하고 있다.
지난 16일 개막한 중국 공산당 제20차 전국대표대회(당 대회)에서 나타나는 사안들을 분석한 글로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목소리다.
변화의 코드는 시진핑 국가주석 겸 총서기의 보고서에 들어있다.
이번 당 대회는 시 주석의 3연임과 함께, 향후 중국의 진로를 결정하는 분수령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보고서에서 전문가들이 꼽는 새롭게 강조된 키워드는 '공동부유', '중국 특색', '공산 강국'이다. 전문가들은 이와 함께 방점이 빠진 과거 키워드도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바로 '개혁개방'이다.
개혁개방 키워드는 지금까지 중국 경제 성장의 표어였다.
전문가들은 이번 20차 당 대회 보고서를 통해 중국이 '경제 성장'에서 '분배'로, '안보'로 돌아서고 있다고 분석한다.
영국 경제 전문지 이코노미스트(The Economist)는 이런 중국에 대해 "약해지고 있지만, 더 위험해지고 있다"고 평했다.
과연 새로 출범한 당 중앙은 중국을 어디로 이끌고 갈 것인가.
시 주석의 보고서에 그 단초가 들어있다. 그는 업무 보고에서 "근대화된 국가를 건설하고 두 개의 100년 투쟁의 목표를 달성하며 중국식 현대화로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전면적으로 추진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당과 국가 지도자는 이것이 위대하고 힘든 사업이며 거센 파도와 거센 파도의 주요 시험을 견딜 준비가 된 '긴급성을 강화'의식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앞으로의 모든 어려움과 도전을 극복하고 경력 개발을 위한 새로운 세계를 열기 위해 집요한 투쟁에 나서야 합니다."
시 주석은 담담하지만 단호한 목소리를 말했다.
시 주석의 목소리는 묘하게도 당 대회 직전 수차례 “중국이 가야할 길은 ‘개혁개방’”이라고 목소리를 높인 리커창 총리를 떠올리게 한다.
중국 공산당은 당 대회 개막 하루 전 대회의 주요 안건으로 당장(공산당 헌장) 개정이 있을 것임을 예고했다. 많은 이들이 시 주석이 3연임과 함께 그의 사상도 마오쩌둥, 마르크스 수준으로 공산당 헌법에 기록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중국 전문가들은 전형적인 외부 위기 강조를 통해 내부 단결의 의도가 보이는 보고서였다고 분석하고 있다.
시 주석은 중국 특색을 강조하면서 미국 등 서방 외세의 압박에 대응하고, 개혁 개방을 통한 소수의 희생보다 사회 전체가 공동으로 잘 사는 사회를 추구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여기에 대만 문제를 거론하며 "군사 행동을 배제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명히 했다. 조국 통일을 외세가 반대하는 데 모든 역량을 동원해 투쟁할 것임을 재천명했다.
시 주석이 발표한 업무 보고에 대해 전문가들은 대체로 '안보'에 방점이 찍히며, 중국이 긴장 고조에도 불구하고 미국과 다른 자신만의 세계 질서를 구축할 것임을 강조했다고 분석했다.
호주 싱크탱크인 로위 국제정책연구소(Lowy Institute for International Policy)의 중국 전문가인 리처드 맥그리거(Richard McGregor)는 "시진핑의 집권 10년 이후 중국은 집단적 리더십에서 권위주의로, 제한된 임기에서 평생 리더십으로, 민간 부문에서 국가 부문으로, 민간 부에서 공동 번영으로, 세계화에서 기술 독립으로 옮겨갔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과 미국의 공존도 '대립'으로 바뀌었다”고 덧붙였다.
홍콩 대학의 재무 교수인 천즈우는 "1992년 14차 당 대회부터 2017년 19차 당 대회까지 경제발전이 당의 핵심과제라고 분명히 밝혔지만 이번에는 오히려 '완전'하고 '포괄적인' 발전을 강조하고 있다“며 ”당은 경제 발전뿐 아니라 정치, 사회, 환경, 문화 발전에도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싱가포르국립대학교 정치학 부교수인 청자앙은 “중국이 5년 전보다 오늘날 걱정해야 할 것이 더 많기 때문에 안보 문제에 대한 보도가 증가한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라고 말했다.
영국 채텀 하우스(Chatham House)의 수석 연구원인 위제는 “20차 당 대회 보고서에서 대만 문제에 대한 강경한 표현이 고위 지도부의 어조와 정책 변화를 반영한다”고 밝혔다.
한편 ‘역동적 청산과 확고부동’의 성명은 20차 당 대회 이후 코로나19 방역 정책이 완화될 수 있다는 희망을 산산이 부쉈다.
중국의 정치분석가 우창(Wu Qiang)은 “‘제로 코로나’ 정책을 위해 국경을 차단하는 것이 중국을 점점 더 고립되게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또 “중국은 세계화와 개혁개방을 통해 강대국이 되었고 그 에너지를 유지해왔다"며 “개혁개방 40년이 사실상 끝났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