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베이징시가 공공 안전을 이유로 장거리 버스 운전기사들에게 전자 손목밴드 착용을 의무화했다.
밴드를 통해 운전자들의 심박수 등 생체리듬은 물론 감정적 기복까지 체크하겠다는 것이다.
운전자들의 건강을 챙겨 결과적으로 탑승객들의 안전까지 담보하겠다는 게 시 당국의 의도다. 하지만 버스 운전기사들의 개인 정보가 그대로 유출되며 근무 시간 심리적 상태까지 점검 받아야 한다는 점에서 지나친 간섭이라는 지적도 있다.
또 무엇보다 실효성이 있을까라는 의문도 적지 않다.
26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국영 베이징공공운수는 지난 21일 고속도로 등을 이용하는 장거리 노선 운전기사들을 대상으로 전자 손목밴드 1800개를 나눠줬다.
이 손목밴드는 운전기사의 호흡, 체온, 심장박동, 혈중산소포화도, 혈압, 수면 등 바이털 사인 측정과 함께 불안과 같은 감정 상태를 실시간으로 관찰한다.
버스회사 측은 안전을 위해 운전기사의 상태를 관찰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개인 정보 침해, 부당한 스트레스 유발과 함께 사고 방지 실효성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SCMP는 버스 기사 전자 손목밴드는 지난 18일 구이저우에서 버스 사고로 27명이 숨지는 등 몇 년간 대형 버스 사고가 빈번하게 일어난 까닭에 공공의 안전에 대한 고려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하지만 버스 기사로부터 그렇게 많은 개인 정보를 수집할 필요가 있는 것인지 생각해야 한다며 실제로 어떤 이상이 실시간으로 감지될 경우 적시에 개입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약 5억 대의 감시 카메라가 사회 곳곳에 설치된 것으로 알려진 중국에서는 당국의 주민 감시 활동에 따른 개인 정보 침해 논란이 빈번하다.
지난 7월에는 베이징시의 한 주거 단지에서 다른 지역을 방문하고 돌아와 코로나19 자택 격리를 하는 주민에게 체온을 측정할 수 있는 전자 팔찌를 착용하라고 지시했다.
그러나 한 주민이 개인 정보에 대한 우려로 착용을 거부한 사실을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에 올리며 부당함을 알리자 공분을 샀고 결국 해당 지시는 철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