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대문호 루쉰과 출판사의 줄다리기 … 문장부호도 글자다.

 

중국의 대문호 루쉰은 철저한 사실주의 글쓰기로 유명하다.
도박하는 장면을 쓰기 위해 먼저 도박을 연구해 공부했다. 현실의 모습을 작품의 품격으로 담아냈다.

 

나의 글쓰기는 진실을 담아내는 것, 
그것에서 출발하고 그것에서 그친다.

루쉰의 고백이다. 

 

그의 글은 수많은 중국인의 가슴을 울렸다.
수억 명의 중국 청년들이 그의 글을 읽고 사회를 바꾸자는 혁명에 가담했다.
루쉰의 글은 일부 청년에겐 삶의 지표였고,
혁명 참여를 독려하는 대자보였으며,
삶을 규정하는 성스러운 경전이었다.

그런데
이런 루쉰도 피하지 못한 게 있다.
출판사와 원고료 다툼이다.
사실 어찌 보면, 
원고료를 대척점으로 출판사와 작가는 
오래전부터
고양이와 개의 관계처럼 본래 타고난 앙숙이었는지 모른다.
출판사는 어쨌든 원고료를 깎으려 했고,
작가는 어떻게든 원고료 한 푼이라도 더 받아야 했다.

1930년대 루쉰이 자주 거래하던 출판사 역시 마찬가지였다.
출판사는 원고지의 글자를 일일이 다 세어,
원고비를 지급했다.
그 출판사는 그러면서 글자에 마침표 쉼표 등의 문장 부호는 포함시키지 않았다.
당대 인기 작가 루쉰의 글 역시 마찬가지였다. 

 

출판사의 이런 태도에 루쉰이 화가 났다.
그렇다고 점잖은 체면에 싸울수도 없는 일이었다.
그래서 꾀를 냈다.
과연 루쉰은 어떻게 했을까?

아예 처음부터 끝까지 문장 부호 없이 글을 마치지 않고, 이어서 썼다.
한자를 아는 이들은 여기서 무릎을 치게 된다.
중국어는 본래 한 문장에서 띄어쓰기가 없다.
그래서 어떻게 뛰어 읽느냐에 따라 문장 뜻이 달라진다.
단문이 그런데, 복문은 오죽하랴. 
구분하기가 더 어렵다. 뜻을 알 수가 없다.

그런 중국 문장을 처음부터 끝까지 마침표 없이 이어 썼으니, 
출판사가 도대체 알아볼 길이 없었다.
루쉰의 원고를 받아 든 출판사는 황당했다. 
루쉰에게 편지를 썼다.
글을 알아볼 수 없으니 문장 부호를 넣어달라고 했다.
루쉰이 간단히 답했다. 

 

그럼 문장부호도 글자를 셀 때 포함시켜라.

 

결국 출판사가 항복을 했다.
루쉰의 말처럼 부호도 글임을 인정한 것이다.
어디 부호뿐이랴, 
진정한 글은 빈 곳 덕에 그 의미가 사는 것이다. 

 


사회

더보기
"급식체는 언어의 자연스런 변화" VS "사자성어도 말할 수 있다"
최근 중국에서 한 영상이 화제와 논쟁을 불러 일으켰다. 영상은 소위 ‘급식체’를 쓰는 어린이들이 옛 사자성어로 풀어서 말하는 것이었다. 영상은 초등학생 주인공이 나서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우리는 ‘包的’라고 말하지 않지만, ‘志在必得’, ‘万无一失’, ‘稳操胜券’라고 말할 수 있다. 우리는 ‘老铁’라고 말하지 않지만, ‘莫逆之交’, ‘情同手足’, ‘肝胆相照’라고 말할 수 있다. 우리는 ‘绝绝子’라고 말하지 않지만, ‘无与伦比’, ‘叹为观止’라고 말할 수 있다…” ‘包的’는 승리의 비전을 갖다는 의미의 중국식 급식체이고 지재필득(志在必得)은 뜻이 있으면 반드시 이뤄진다는 의미의 성어다. 만무일실(万无一失)을 실패한 일이 없다는 뜻이고 온조승권(稳操胜券)은 승리를 확신한다는 의미다. 모두 이길 수 있다는 확신을 뜻하는 말이다. 초등학생이 급식체를 쓰지 말고, 고전의 사자성어를 다시 쓰자고 역설하는 내용인 것이다. 논란은 이 영상이 지나치게 교육적이라는 데 있다. 적지 않은 네티즌들이 초등학생의 태도에 공감을 표시하고 옛 것을 되살리자는 취지에 공감했지만, 역시 적지 않은 네티즌들이 자연스럽지 않은 억지로 만든 영상이라고 폄훼했다. 평파이 등 중국 매체들에

문화

더보기
[영 베이징] '관광+ 문화' 융합 속에 베이징 곳곳이 반로환동 변신 1.
‘문화유적 속에 열리는 여름 팝음악 콘서트, 젊음이 넘치는 거리마다 즐비한 먹거리와 쇼핑 코너들’ 바로 베이징 시청취와 둥청취의 모습이다. 유적과 새로운 문화활동이 어울리면서 이 두 지역에는 새로운 상권이 형성됐다. 바로 관광과 문화 융합의 결과라는 게 베이징시 당국의 판단이다. 중국 매체들 역시 시의 놀라운 변화를 새롭게 조망하고 나섰다. 베이징완바오 등 중국 매체들은 앞다퉈 두 지역을 찾아 르뽀를 쓰고 있다. “평일에도 베이징 시청구 중해 다지항과 동성구의 룽푸스(隆福寺) 상권은 많은 방문객을 불러모았다. 다지항의 문화재 보호와 재생, 룽푸스의 노포 브랜드 혁신이 시민과 관광객에게 새로운 소비 경험을 제공했다. 그뿐 아니라, 올여름 열풍을 일으킨 콘서트가 여러 지역의 문화·상업·관광 소비를 크게 끌어올렸다.” 베이징완바오 기사의 한 대목이다. 실제 중국 각 지역이 문화 관광 융합을 통해 ‘환골탈퇴’의 변신을 하고 있다. 베이징시 문화관광국 자원개발처장 장징은 올해 상반기 베이징에서 ‘공연+관광’의 파급 효과가 뚜렷했다고 밝혔다. 시에 따르면 대형 공연은 102회 열렸고, 매출은 15억 위안(약 2,934억 6,000만 원)에 달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