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3만 8312위안'
한화로 약 9970만 원이다. 중국 한 가정에서 17세까지 자녀를 키워내는 데 들어가는 평균 양육비다. 한국에 비하면 적지만, 중국 일반 가정의 평균 소득을 고려하면 매우 높은 편이다.
더욱 문제는 이 같은 양육비가 갈수록 늘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처럼 중국 역시 아이를 키워내는 양육비 부담에 출산율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중국의 학계 전문가들이 설립한 '위와인구연구(育娲人口研究)'가 '2024년 중국 출산 및 양육 비용 보고서'를 최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일반 가정에서 자녀(0~17세) 양육에 드는 평균 비용은 53만 8312위안(약 9970만 원)으로 조사됐다.
연령대별 양육비를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0~2세 7만 3614위안, 3~5세 10만 9614위안, 6~14세 24만 3063위안, 15~17세 8만 7021위안으로 나타났다.
지역별 평균 양육비는 도시 가정이 66만 7000위안으로 농촌 가정 양육비 36만 5000위안의 두 배에 달했다.
현재 양육비는 중국 젊은 세대의 출산 기피 현상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실제로 양육비가 증가하면서 중국의 신생아 수는 최근 2년 연속 잇달아 1000만 명을 밑돌았다.
중국의 신생아 수가 1000만 명 이하로 떨어진 것은 1949년 신중국 건국 이후 처음이다.
지난해 말 기준 중국 인구는 14억 967만 명으로 세계 최대 인구 대국의 자리를 인도에게 빼았겼다.
양육비 문제는 한국 상황을 보면 더욱 적나라해진다.
최근 한국 통계청 조사 발표에 따르면, 한국의 합계출산율(여성 한 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자녀 수)은 지난해 4분기 기준 0.65명로 역대 최저치를 갱신했다. 이는 세계 주요 경제국들 중에서도 최저치다.
지난해 한국에서 태어난 아기 수도 23만 명에 그쳤다. 8년 전의 절반 수준이다. 이 같은 출산율이 지속된다면 한국 인구는 약 50년 뒤인 2072년에는 3600만 명대로 줄어들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중국의 미래가 한국일 수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