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컬럼] 입은 칼인데, 마음은 두부다. 말은 날카로워도 마음은 약하다.

刀子嘴豆腐心 (dāozizuǐ,dòufuxīn)

‘입은 칼인데, 마음은 두부다. 말은 날카로워도 마음은 약하다’. 겉으로는 강해보이나 실제로는 약하다는 뜻이다. 비슷한 사자성어로 ‘外强中干 (wàiqiáng zhōnggān)’이 있다.

 

주재원 초기시절 현지직원과 마음이 불편했던 일이 발생했다. 분명히 명확하게 지시한 사항인데 제대로 업무처리가 되지 않았다. 여기까지는 그러려니 하고 꾹 참고 있는데 문제는 그 다음이다. ‘죄송합니다.’라고 사과하고 끝낼 일을, 말도 되지 않는 핑계를 계속하는 것이다. 결국 참다못해 큰 소리로 나무랐지만 뒷맛이 개운치 않았다.

 

얼마 후 고참 주재원에게 이 일을 들려주었더니 껄껄 웃었다. 조금 더 중국생활을 하면 익숙해질 것이란다. 이유를 물으니 답을 주지 않는다. 스스로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고.

 

이후 유심히 중국 사람들을 관찰했다. 좁은 길에서 몸이 부딪칠 때, 전철에서 남의 신발을 밟게 될 때, 우리는 누구의 잘못을 따지기 이전에 ‘미안합니다.’를 먼저 말하지만, 중국인들에게 이 말을 듣는 것은 거의 불가능했다.

 

시간이 흐르다 보니 나 역시 중국인들의 이런 모습에 알게 모르게 익숙해졌다. 어느 날 중국인과 술자리를 하다가 문득 생각나서 질문을 했다. 자기도 잘 모르겠지만 중국식 체면에서 유래를 찾을 수 있을 것 같기고 하고, 또는 문화대혁명 영향일 수 있다고도 했다. 중국식 체면은 기회가 되면 자세히 소개하겠지만 상상을 초월한다. 문화대혁명 시기는 잘못을 인정할 경우 바로 숙청당하는 어둠의 시간이었다.

 

중국인들의 특성과 문화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많은 오해를 할 수 밖에 없는 사례 중 하나이다.

 

 

 

 

 

 

 

 

오승찬

연세대학교 경영학 석사

(전) 현대해상화재보험 중국 법인장

(전) 중국한국상회 감사

(현) 해동주말 부대표

 

E-mail : ohcha01@naver.com


사회

더보기

문화

더보기
중 드라마 막장형 늘어나며 사회 속에 여성혐오 싹 키워
동영상 홍수의 시대다. 현실을 보다 극적인 현실로 묘사하는 과거와 달리 최근 드라마는 극적인 비현실이 특징이다.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비현실을 통해 현실의 불만을 대리 만족시켜주는 것이다. 마약이 주는 환상과 다를 게 없다. 아쉽게도 이 쾌감은 역시 극적이어서, 쉽게 중독되고 만다. 더욱 문제는 이 비현실을 현실로 착각하는 착란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최근 중국에서는 이 같은 드라마의 ‘비현실’성이 논란이 되고 있다. 비현실적 여성 캐릭터들에 대한 묘사는 현실 중국사회에 여성 혐오증을 양산할 수 있다는 우려를 키우고 있다는 것이다. “미니 드라마를 본 후, 우리 엄마는 주변에 악독한 며느리가 있다고 확신했다.” 최근 한 중국 매체는 이 같은 문장으로 시작하는 비현실 드라마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기사를 게재했다. 보도에 따르면, 허난성 난양시에 사는 리 씨는 어머니가 **《○○ 시어머니, 모두를 놀라게 하다》**라는 미니 드라마를 보고 나서 태도가 변했다고 밝혔다. 해당 드라마는 강인한 시어머니가 악독한 며느리와 맞서 싸우는 내용을 담고 있었으며, 이를 본 후 어머니는 “그동안 며느리가 보였던 정상적인 태도는 다 연기였고, 악독한 며느리 주변에는 반드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