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오쩌둥 주석은 골프를 ‘녹색아편’ 이라고 멀리했기 때문에 중국은 오랜 기간 골프가 금기시 되었다. 1980년대 덩샤오핑 주석이 골프를 해외 투자 유치 수단으로 이용하면서 1984년 골프장이 처음 등장했고, 2000년대 들어서는 그 수가 크게 늘었다. 이후 후진타오 주석은 경작지의 사적 점용과 농민 이익 침해를 이유로 골프장 허가를 금지했다. 그럼에도 지방정부와 건설업자는 녹지 공간, 승마 연습장 등의 편법 용어들을 동원해 마음대로 골프장을 지었다. 속담 그대로 上有政策, 下有對策.
2014년에는 골프장 800개, 골프인구 100만 명이 넘었다는 기사가 나오기 시작했다. 시진핑 주석 집권이후 강력한 부패척결 방침에 따라 최근에는 골프장이 절반이하로 줄고, 골프인구도 30만 명 수준으로 급감했다고 한다.
중국 근무를 시작한 2007년 무렵만 해도, 간혹 앞에 중국인들 팀이면 진행이 엉망이 되어 기분 상하는 경우가 잦았다. 뒤 팀에 대한 배려라고는 눈 곱 만큼도 없다. 공이 원하는 방향으로 가지 않으면 몇 번이고 다시 치고, 큰 고함 소리에 집중할 수가 없다. 진행요원에게 항의해도 별 소용이 없다. 대부분 졸부이거나, 그 지역에서 무시 못 할 권력자로 허세를 부린다. 그러나 2014년 귀국 무렵은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바뀌었다. 많은 중국 기업인들이 사업교제상 필요에 의해 골프를 하기 시작한 것이다. 실력뿐 아니라 매너까지 훌륭하다. 한국에서 온 골프 관광객 일부의 무분별한 행동들이 오히려 미안할 정도다.
중국에 있는 한국상회와 일본상회는 정기적인 골프대회를 통해 친선을 도모한다. 개인적으로 90타를 넘어선 적을 한 손으로 셀 만큼, 20년 넘는 구력치고는 부끄러운 수준이다. 운 좋게 세미프로 수준의 일본 기업인과 한 조가 되어 큼지막한 트로피를 받기도 했다. 중국에서 일본기업은 외자계라는 동병상련한 사이다. 상호간에 협력해서 얻어낼 것이 많은 존재다.
한반도 평화와 동북아 역사 정의에 반복적으로 도전하는 아베정부의 극우정책으로 중국에 있는 양국 상회의 소중한 관계마저 훼손될까 염려가 된다.
오승찬
연세대 경영학석사
(전) 현대해상 중국법인장
(전) 중국 한국상회 감사
(현) 해동주말 부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