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컬럼] 처음 만나면 생소하지만, 두 번 만나면 친숙해지고, 세 번 만나면 오랜 친구가 된다.

一回生 二回熟 三回老朋友
yì huíshēng èrhuí shú sānhuí lǎopéngyǒu

‘처음 만나면 생소하지만, 두 번 만나면 친숙해지고, 세 번 만나면 오랜 친구가 된다.’는 중국 속담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2017년 12월 국빈방중을 앞두고 중국 CCTV와의 인터뷰에서 인용해, 많이 회자되었다. 시진핑 주석과 세 번째 만남임을 강조하며, 자신의 방중으로 양국 간 무너진 신뢰관계가 회복되길 바라는 간절함이 담겨 있다.

 

 어느 날 사석에서 만난 대사관 고위간부가 할 말이 있다고 한다. 현지 기업인들이 대사를 어려워해서 다들 만남을 꺼려 한다는 거다. 적극적으로 면담을 주선할 터이니, 편하게 연락 달라고 한다. 그러나 끝내 연락을 주지 못했다.

 

2014년부터 6년 가까이 근무 중인 추궈훙(邱國洪) 주한 중국대사의 후임으로, 싱하이밍(邢海明,55세) 주(駐)몽골 중국대사가 내정되었다. 1986년 중국 외교부에 입부, 북한대사관에서 1988~1991년과 2006~2008년 두 차례, 한국대사관에서도 1992~1995년과 2003~2006년, 2008~2011년 세 차례나 근무하면서 공사참사관과 대리대사를 지냈다. 현재 중국 외교부 고위급 외교관 가운데 최고의 한반도 전문가로 평가되는 싱 내정자는 한국어에도 상당히 능통하다고 한다.

 

중국근무 기간(2007년 ~ 2014년)동안 김하중, 신정승, 류우익, 이규형, 권영세 대사가 있었다. 금융회사 법인장 또는 한국상회 임원 자격으로 대사와의 대면 기회가 자주 있었다. 중국 정부와의 공식적인 교류 행사뿐 아니라, 정기적으로 운동도 같이하고 대사관저로 초대도 받게 된다.

 

대사가 일행을 관저 텃밭으로 안내한다. 잔디가 있던 자리에 아담한 텃밭을 만들었다고 한다. 이유가 있었다. 한국기업으로는 유일하게 중국정부 인가를 받은 ‘세종종묘’ 종자를 심어 무, 홍당무, 고추, 가지 등 여러 작물들을 재배하는 것이다. 관저로 초대한 중국 고위관리, 외국 사절들에게 탐스럽게 여물어 있는 작물들을 직접 만져보고, 가져가도록 한다. 한국 종자의 우수함을 대사가 직접 홍보하는 것이다. 무 종자의 경우, 중국전체 시장 점유율이 한동안 80%에 이르렀다.

 

장쑤성(江苏省)에서 개최된 경제교류 만찬행사 때 경험한 일이다. 한국대사와 장쑤성장 축사가 끝나고, 여흥을 곁든 술자리가 이어졌다. 중국 측에서 귀한 술이라며 70도 백주를 건배주로 준비했다. 대부분 한국 측 참석자들은 음료수로 대체해 건배를 한다. 대사는 그대로 마신다. 다음날 입천장이 모두 헐어, 식사조차 힘들게 하는 모습을 안쓰럽게 지켜보아야 했다.

 

대사의 역할은 크다. 특히 국가가 통제하는 영역이 넓은 중국의 경우에는 더욱 그러하다. 부임 첫 일성으로 해외진출 기업과 교민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한다. 대부분 실제로 많은 일들을 한다. 그러나 면담조차 불편한 경우도 있다.

 

‘처음 만나면 생소하지만 두 번 만나면 친숙해지고 세 번 만나면 오랜 친구가 된다.’는 중국 속담처럼, 깊이 있는 교류를 통해 중국정부와의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현지 기업과 교민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우리 정부 역할을 기대해 본다.

 

 

 

 

 

 

 

오승찬

연세대 경영학석사

(전) 현대해상 중국법인장

(전) 중국 한국상회 감사

(현) 해동주말 부대표


사회

더보기
중 얄팍한 상술로서 '제로 첨가물' 도마에 올라
‘0’의 저주? 한국에서도 슈가 0, 트랜스지방 0 등 소위 ‘0’상품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중국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최근 이 같은 ‘0’ 상품의 대명사였던 한 간장회사가 여론의 철퇴를 맞았다. 첨가물이 없어 첨가물 ‘0’라던 이 간장에서 중금속 카드뮴이 검출된 탓이다. ‘아니 다른 첨가물도 아니고, 중금속 카드뮴을 첨가하다니!’ 중국 네티즌들은 당연히 분노했다. 일부 네티즌들은 ‘천허0’ 간장이 무첨가 간장이 아니며, ‘천허0’는 단순한 상표명일 뿐이라고 주장하며 소비자들이 이를 무첨가 제품으로 오인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매체에서 제조사인 천허미업식품주식회사에 취재를 하자, 고객센터 직원은 “‘천허0’는 당사의 등록 상표가 맞다”고 답변했다. 하지만 ‘천허0’가 무첨가를 의미하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명확한 답을 하지 않고 “무첨가 여부는 원재료표를 참고하면 된다”는 입장만 밝혔다. 중국 네티즌들은 ‘천허0’ 간장은 단순한 말장난일 뿐이라고 지적한다. 마치 ‘아내가 들어 있지 않은 아내빵’이나 ‘부부가 없는 부부폐채’처럼 소비자를 혼란스럽게 하는 것이라는 풍자다. 중국 현행법에 따르면 상표의 가장 기본적인 기능은 상품이나 서비스의 출처를 식별하여 소

문화

더보기
중 드라마 막장형 늘어나며 사회 속에 여성혐오 싹 키워
동영상 홍수의 시대다. 현실을 보다 극적인 현실로 묘사하는 과거와 달리 최근 드라마는 극적인 비현실이 특징이다.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비현실을 통해 현실의 불만을 대리 만족시켜주는 것이다. 마약이 주는 환상과 다를 게 없다. 아쉽게도 이 쾌감은 역시 극적이어서, 쉽게 중독되고 만다. 더욱 문제는 이 비현실을 현실로 착각하는 착란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최근 중국에서는 이 같은 드라마의 ‘비현실’성이 논란이 되고 있다. 비현실적 여성 캐릭터들에 대한 묘사는 현실 중국사회에 여성 혐오증을 양산할 수 있다는 우려를 키우고 있다는 것이다. “미니 드라마를 본 후, 우리 엄마는 주변에 악독한 며느리가 있다고 확신했다.” 최근 한 중국 매체는 이 같은 문장으로 시작하는 비현실 드라마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기사를 게재했다. 보도에 따르면, 허난성 난양시에 사는 리 씨는 어머니가 **《○○ 시어머니, 모두를 놀라게 하다》**라는 미니 드라마를 보고 나서 태도가 변했다고 밝혔다. 해당 드라마는 강인한 시어머니가 악독한 며느리와 맞서 싸우는 내용을 담고 있었으며, 이를 본 후 어머니는 “그동안 며느리가 보였던 정상적인 태도는 다 연기였고, 악독한 며느리 주변에는 반드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