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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럼] 직장내 괴롭힘

昨日到城郭 歸來漏滿巾 遍身綺羅者 不是養蠶人
zuórì dào chéngguō guīlái lòu mǎnjīn biànshēn qǐluózhě bùshì yǎngcánrén

‘어제 성안에 갔다가 손수건에 눈물 흥건히 적시고 돌아왔네. 온몸에 비단을 감은 사람들은 누에를 치는 사람들이 아니었네.’ 송나라 장유의 잠부(蠶婦)라는 시다. 성안에서 비단 옷을 입은 사람은 자기처럼 누에를 치는 아낙이 아니었으니, 비단을 판 몇 푼을 쥐고 돌아오는 그녀의 마음이 좋지 않았을 것이다.

 

직장 내 괴롭힘 문제가 우리 사회 전면에 등장한 지 1년이 지나고 있다. 작년 11월 양진호 전 한국미래기술 회장의 갑질행태는 전 국민적 공분을 일으켰고, 급기야 금년 7월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마련되었다. 그러나 현행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은 노조가 없는 경우 사장에게 직접 신고해야 하고, 5인 미만 사업장에는 적용되지 않는 점 등 여전히 문제점이 남아있다.

 

중국에서도 직장내 가혹 행위는 하루 이틀 일이 아니다.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중국은 창업 열풍을 타고 매년 4백만 개 넘는 회사가 새로 생겨나고 있다.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직원들에 대한 충격요법이 필요하다고 강변하지만, 인격마저 모욕하는 저급한 갑질에 중국인들도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국내언론에도 해당 영상과 함께 보도되었던 내용이다.

 

재작년 중국의 한 화장품 회사 창립기념일 행사 때 일어난 일이다. 수백 명 직원이 지켜보는 가운데, 단상에 무릎 꿇은 20여명의 여직원들이 서로 뺨을 때린다. 그만하라는 회사 대표 지시가 있고서야 멈춘다. 영상이 퍼진 후, 문제가 커지자 회사가 수습에 나선다. 미용 프로그램 및 AS를 제공하는 회사로서, 고객들을 상대로 늑대 정신을 기르라는 의미로 이러한 행사를 마련했다는 것이다. 또한 팀워크 구축훈련으로 공동체 정신을 보여주었다고 말한다. 말도 안 되는 이 같은 해명으로 문제 해결이 더욱 어려워졌음은 자명하다.

 

작년에는 중국 남부 구이저우성 주택개발회사 직원이 회사 간부들의 가혹한 체벌을 폭로하는 영상과 글을 웨이보에 올렸다. 직원들이 소변으로 추정되는 액체를 마시는 모습과 일부 직원이 가죽 벨트로 맞고 있는 모습이 담겼다. 회사 관리자들은 “이달 말까지 영업 목표치를 채우지 못하면, 팀장은 바퀴벌레 세 마리를 먹어야 한다.”고 문자 협박까지 한다. 사건이 알려진 후 공안 당국은 회사 관리자 세 명을 체포했다.

 

 일본 기업도 만만치 않다. 매년 ‘블랙기업대상 기획위원회’라는 단체에서 일본 최악의 블랙기업을 선정하여 ‘블랙기업대상’ 시상식을 연다. 2017년 특별상을 타이세이 건설주식회사, 산신 건설공업주식회사(大成建設株式会社, 三信建設工業株式会社)가 수상했다. 도쿄올림픽 메인스타디움 건설현장에서 일하던 23세 남성이 월 190시간 정도의 잔업을 했는데, 결국 자살했다. 이 사건에 대해 정부는 장시간 노동에 의한 산업재해라고 인정해야만 했다.

 

 직원들에 대한 학대나 비인간적인 가혹행위에 대하여 비난의 여론이 높지만, 근절되지 않고 있다. 이러한 갑질은 종업원들의 몸과 마음을 상하게 할 뿐 아니라, 장기적으로 고객들에게도 피해를 끼치게 된다. 정당한 대우를 받지 못하는 종업원이 고객들에게 질 좋은 서비스를 제공할 리 없다. 잦은 퇴사와 신규채용이 악순환처럼 계속되어 회사의 발전에도 큰 장애가 된다. 특히 중국은 직원들을 대변할 수 있는 노조의 역량이 크게 미흡한 것에 그 원인이 있다는 지적도 있다.

 

 아침 출근길, 경찰청에 근무하는 경찰대출신 32세 젊은이의 한강 투신 소식이 전해졌다. 부인과 5살 아들이 있다고 한다. 2015년 33세 김홍영 검사 자살사건이 떠오른다. 대한민국 최고 엘리트 청년들이 무슨 이유로 이러한 극단적인 선택을 해야만 했을까? 삼가 고인들의 명복을 빈다.

 

 

 

 

 

 

 

 

오승찬

연세대 경영학석사

(전) 현대해상 중국법인장

(전) 중국 한국상회 감사

(현) 해동주말 부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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