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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럼] 매 맞는 중국의사

人有鷄犬放 則知求之 有放心而不知求
rén yǒu jīquǎn fàng zé zhī qiú zhī yǒu fàngxīn ér bùzhī qiú

‘사람이 닭이나 개가 도망가면 찾을 줄을 알지만, 마음을 잃고서는 찾을 줄을 모른다.’는 ‘맹자’의 고자상(告子上) 편에 나오는 말이다.

 2007년 중국법인에서 자동차보험을 판매하기로 결정하고 준비를 시작했다. 판매지역은 베이징(北京)으로, 주요 마케팅은 현대, 기아신차를 구매하는 중국고객을 타깃팅으로, 큰 그림을 그려놓고 구체적인 작업에 들어갔다.

 우선 중국 보험감독기관으로 부터 상품 및 전산시스템 인가를 받아야 했다. 이와 병행해서 인가즉시 판매가 가능토록 현대, 기아 딜러 점을 중심으로 한 영업망 구축이 필요했다. 그리고 업무, 영업, 보상, IT, 콜 센터 실무를 담당할 중국현지 직원들을 채용하고, 우리수준의 서비스 제공이 가능토록 사전 교육프로그램을 실시했다.

 보상직원 담당업무에 보험금 심사라는 것이 있다. 국내에서는 병원들의 환자에 대한 과다한 진료행위가 문제가 된다. 보통 중·소형 병원들과 분쟁이 많은데, 보험사들은 경력이 출중한 간호사 출신들을 채용해서 대응한다.

중국은 피해자가 치료비 영수증을 조작해서 보험회사에 직접 청구하는 사례가 많다. 국내 경험을 근거로 간호사채용 지시를 하자, 보상부문 책임자가 웃는다. 물론 중국인이다. 의사 출신을 채용하면 된다고 한다.

 채용공고가 나가자 월 100만원(우리 화폐기준)이 안 되는 급여 조건임에도, 많은 현직 의사들이 지원했다. 이해가 되지 않아 진짜 자격증 소지자들인지 다시 한 번 점검해 보라고 했다.

 중국 의사들의 처우나 근무환경은 실제로 열악하다. 우선 급여 면에서 우리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당시 의사들의 평균 급여가 월 85만원 수준(우리 화폐기준)이라는 통계를 보았다.

 더 큰 문제는 근무환경이다. 환자나 환자 가족들이 진료 서비스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직접 물리적인 가해를 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지난해 12월초의 중국 남부 광시(廣西) 장족 자치구 성도인 난닝(南寧)시의 조치가 중국의 현실을 여실히 보여준다. 난닝시는 중국 최초로 종합병원에 검색대를 설치하도록 지시했다. 설치 당일 병원을 출입하는 가족들의 소지품에서 과도와 가위 등 도검류가 10여개 나왔다. 심지어 사시미 칼까지 한 자루 포함됐다고 한다.

이어 같은 달 24일  베이징(北京)에서는 95세 환자 친척이 흉기로 의사의 목을 찔러 현장에서 의사가 즉사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환자의 병세가 심해지자 이에 흥분해 나온 행동이라고 한다. 하지만 칼을 준비했다는 점에서 순수하게 우발적이라고만 보기 어렵다는 게 현지 언론 보도의 지적이었다.

등등해서 최근 10년간 환자나 그 가족의 흉기 공격으로 숨진 의료인이 24명에 달한다는 기사가 나오기도 했다.

이에 따라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는 의료종사자의 권익을 침해하거나, 상해·위협 등을 가하는 자를 엄벌하는 내용의 '기본 의료위생·건강촉진법'을 지난 연말 통과시켰다.

 그러나 이러한 중국 당국의 조치를 비웃기라도 하듯, 최근 신종 코로나관련 확진자수가 가장 많은 후베이성(湖北省) 우한(武漢)에서는 장인이 바이러스성 폐렴으로 숨지자, 의료진을 구타한 뒤 마스크와 방호복 등을 찢은 사건을 비롯해 의료진 폭행 사건이 계속 이어져, 중국 의사들의 수난은 계속되고 있다.

 많은 의사출신 지원자 가운데 한 명만 채용해야 했다. 영업 초기, 규모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함부로 직원 수를 늘릴 수 없었다. 지원자 한 사람이 눈에 뜨였다. 2002년 광동성(广东省)에서 발병해 중국 전역에 창궐했던 사스(SARS)와의 전쟁에서 국가에 헌신한 공로로 훈장을 받은 경력이 있다. 사스 당시 5000명을 넘는 중국의 확진자 가운데 감염된 의료진이 20%에 달할 만큼 어려운 상황이었다. 채용한 지 10년이 훌쩍 지난 지금까지, 성실하게 근무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로 나라 전체가 난리다. 금년 상반기 시진핑 주석의 우리나라 방문으로 예상하고 있던 경제회복 기대감도 물거품이 될 것 같아, 정말 마음이 무겁다.

 

 

 

 

 

 

 

 

오승찬

연세대 경영학석사

(전) 현대해상 중국법인장

(전) 중국 한국상회 감사

(현) 해동주말 부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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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탄도시에서 친환경 관광도시로, 산시 다퉁의 성공적 변화에 글로벌 이목 쏠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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