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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럼] ‘신종 코로나’ 시진핑, 박근혜

死後淸心丸
sǐhòu qīngxīnwán

죽은 뒤의 약이라는 뜻으로, 시기(時期)를 놓친 것을 의미한다.

‘신종 코로나’가 중국은 물론이고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다. 전염병은 초기 대응이 매우 중요함에도, 중국 당국이 은폐와 통제에 급급하다가 걷잡을 수 없이 사태를 키운 것이다.

 

 

조금 전, 베이징(北京)에 있는 후배와 소식을 주고받았다. 가족들을 지난 주말 귀국시킨 가운데, 재택근무 일주일째로 하루하루 불안한 생활을 하고 있다고 한다. 상가를 포함한 모든 건물 출입 시 체온 측정을 해야 하고, 식당은 일부 장사하는 곳이 있기는 하지만  포장 판매 위주로 한다고 한다. 대부분 학교들이 개학을 무기 연기한 가운데, 대학교는 4월말까지 온라인수업 진행하는 것으로 발표가 있었다고 한다. 무엇보다 구호품이 가장 시급하다고 말한다. 마스크, 손 세정제 구입하기가 정말 어렵다고 한다.

 

중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코로나)은 연일 확산세다. 지난 2월 8일 현재 누적 사망자와 확진자가 각각 720명과 3만 4천명을 넘어섰다고 한다. 그러자 중국 정부는 '인민 전쟁'을 선언하고, 도시 간의 이동을 완전히 금지시키고 확진자가 나온 아파트를 봉쇄하며 감염 확대를 통제하려 노력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최근 여론의 흐름은 중국 정부의 늑장 대응을 비난하는 모양새다. 발병 초기의 정보통제와 방역 실패 등에 대해 책임론도 안팎에서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주석은 최근 “이번 전염병은 중국의 통치시스템에 대한 중대한 시험이다. 신속하고 단호한 조치가 필요하다.”며 전염병으로 인한 위기 상황을 정면 돌파하겠다고 선언했다.

 

 시 주석의 선언 이후 중국 당국의 감염 관련 태도도 확 달라졌다. 신종 코로나 발원지인 후베이성(湖北省) 우한시(武汉市) 기율검사위원회는 직무유기 혐의로 여러 명의 공직자들을 직위에서 해임했다. 마스크 분배 규정을 위반한 통계국 부국장이 경질됐고, 후베이성 적십자회 부회장은 기부물품 접수와 분배에서 규정 위반해 해임했다.

우한에 인접한 황강(黄冈)의 당원 간부 337명 전원은 방제 관련 직무 유기 사항이 적발돼 처벌됐다. 또 후베이와 이웃한 후난성(湖南省)에서는 관리 4명에 대해 위기대응에 태만했다는 이유만으로 직위해제 조치했다.

 

 그러나 이 같은 조치들은 중앙 정부 리더십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관료 개인의 책임 문제로 돌리면서,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인 경직된 사회주의 관료시스템과 중앙집권주의에 대한 비난을 피하려 한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나온다.

시 주석의 ‘1인 체제’ 구축 과정에서 중앙집권주의는 한층 강화되었다. 상부 명령만 기다리는 국가운영체계의 문제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이러한 시스템상의 문제를 지방 간부들의 업무 태만이 늑장 대응의 주요 원인인 것처럼 내세운 셈이다. 시 주석은 또 “여론 지도와 잘 조직화한 선전 및 교육 등이 요구된다.”고 말해 중국 정부가 계속해서 정보와 언론, 온라인 여론 등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밝혔다.

 

 몇 년 전 우리나라에서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터졌을 때 중국 언론들은 闺密门(여자사이의 친한 친구)事件이라고 관심을 보이며 거의 실시간 보도를 한 바 있다. 한 중국 매체는 "한국인들은 대통령을 왜 제대로 선출하지 못 하는가?"며 "선거의 여왕인 박근혜는 능력과 전혀 관계없이 이미지 메이킹 때문에 대통령에 오를 수 있었다."고 서방식 민주주의보다 중국식 정치 제도가 더 낫다고 하였다. 즉, 서구 민주주의의 결함을 입증했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이후 전개된 ‘촛불혁명’에 대해 “100만 명의 민중이 흩날리는 눈발에도 불구하고 박근혜 정부를 향해 포효했다.”는 중국 <인민망>등 일부 보도가 나오긴했으나,  대부분 사드보복으로 관점을 돌려 중국 국민들의 관심에서 멀어지게 한다. ‘모든 권력은 국민에게 있다’라는 희망을 전 세계에 타전하고, 역동하는 민주주의의 길을 열어 보인 대한민국의 위대함에 애써 눈감은 것이다.

 

 베이징(北京)에 있는 후배와 대화가 계속됐다. 주재원들은 그나마 상황이 괜찮지만, 자영업을 생계수단으로 중국에 터전을 마련한 교민들의 고충은 매우 크다는 것이다. 경제적인 문제를 포함한 여러 이유로 가족들을 한국에 보내지도 못하고 있다고 한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계속하다가 조속한 시일 내 ‘신종코로나’가 해결되기를 기원하면서 통화를 마무리 했다.

 

 

 

 

 

 

 

 

 

오승찬

연세대 경영학석사

(전) 현대해상 중국법인장

(전) 중국 한국상회 감사

(현) 해동주말 부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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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탄도시에서 친환경 관광도시로, 산시 다퉁의 성공적 변화에 글로벌 이목 쏠려
석탄도시로 유명했던 산시성(山西省) 다퉁(大同)이 경제 관광 도시로 변신에 성공해 중국에서 화제다. 탄광 도시의 생존은 한국을 비롯한 각국의 주요 현안 가운데 하나다. 석탄이 주 연료이던 시절 번화했지만, 에너지원의 변화와 함께 석탄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있고, 그 석탄 생산에 의존해 만들어졌던 몇몇 도시들이 생존 위기에 처한 것이다. 한국은 도박산업을 주면서 관광도시로 변모시켰다. 중국에서는 이런 정책 지원 없이 친환경 도시로 변화로 관광 도시로 변화에 성공한 곳이 있어 주목된다. 주인공은 산시성(山西省) 다퉁(大同)이다. 중국 산시성 다퉁이 과거 ‘석탄 도시’의 이미지를 벗고 친환경 관광지로 변모하고 있다. 한때 전국 최악의 대기질 도시 중 하나로 꼽혔지만 최근에는 ‘다퉁 블루(大同藍)’라는 별칭과 함께 주요 관광 도시로 선정됐다. 다퉁은 오랫동안 석탄 산업에 의존해 왔지만 환경 오염 문제로 큰 타격을 입었다. 2000년대 초반에는 전국 대기질 순위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이후 당국은 불법 탄광을 정리하고 대형 탄광에는 자동화 설비를 도입해 분진 배출을 크게 줄였다. 일부 광산은 ‘석탄이 보이지 않는 밀폐형 관리’를 도입해 관리 수준을 높였다. 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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